이곳은 '다이쇼 시대(1912~1926)' 환락가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자카는 언덕인데 비탈길을 따라 도자기 상점, 과자가게 등 일본스러운 가게들이 늘어서 있는 중심가며 큰 길에서 한 블록 뒤로 가면 주택가 안쪽에 요정 등이 많았고 특히 프랑스 관계 기관이 많아 도쿄의 작은 프랑스로 불리기도 있다. 가쿠라자카의 백미(白眉)는 대로변 뒤로 펼쳐지는 골목 산보다.
두 사람이 교행하기 어려울 정도의 비좁은 골목 안에는 대중적 선술집과 고급 레스토랑이 혼재하며 화식, 프랑스 레스토랑과 와인바 그리고 다소 생뚱맞게 야채가게와 목욕탕도 산책의 즐거움을 준다.
가장 추천하는 골목은 '효고 골목(효오고요코쵸)'으로 효고는 무기를 넣어두는 창고를 가리키는데 전국시대 무기 상인이 살던 곳이라 이름 붙여졌다. 골목을 지나면 일본식 검은 벽의 여관이 있는데 과거 유명한 소설가와 영화감독이 이곳에 머물며 작품과 집필활동을 했다고 한다.
게이샤 샛길은 돌계단을 내려가 아기자기한 작은 레스토랑을 구경하는 재미다. 이 골목 안에는 실제 게이샤(기생)를 관리하는 사무실이 있어 '게이샤 샛길'로 불리고 있다. 계단을 내려오면 통상 '센토(銭湯)'라 부르는 동네 목욕탕 '아타미유'가 있는데 코로나가 끝나면 한여름 산책으로 흠뻑 젖은 몸을 적시기에 안성 맞춤이다.
1595년 세워진 불교사원 '비샤몬텐 젠코쿠지'와 스시를 배우는 학생들이 만들어내는 '가쿠라자카 스시 아카데미'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스시를 실컷 먹을 수 있으며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주택가 안쪽의 선술집 '가쿠라자카 카도'는 오래된 민가를 개조해 만든 가쿠라자카의 유명 술집으로 입구는 서서 간단히 마실 수 있는 '다치노미야'로 운영되고 안쪽에서는 다다미방에 앉아 일본식 작은 정원을 보며 여유를 갖고 술 마시기 좋은 가게로 자릿세가 부여된다. 일본 전역의 역세권에는 아기자기한 선술집 골목이 다양하게 존재하는데 도쿄의 가쿠라자카는 고급스러우며 아기자기한 형태가 중 장년과 여성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명소로 외국인보다는 현지인이 많은 조용한 곳이다. [교통 편]
도쿄 메트로 '이다바시역' b3, 또는 JR '이다바시역' 서쪽 개찰부터 도쿄 메트로 '가쿠라자카역'까지 사이로 어느 역에서부터 산보를 시작해도 괜찮다.
<한경닷컴 The Lifeist> Cona KIM / JAPAN NOW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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