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中 '탄소 중립'을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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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권시장 개장…감축 본격화
기후변화 책임론에 정면 대응
'성장 올인'에서 지속가능성 고려
강현우 베이징 특파원
기후변화 책임론에 정면 대응
'성장 올인'에서 지속가능성 고려
강현우 베이징 특파원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이 최근 상하이에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을 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선언한 ‘2060년 탄소 중립’으로 가기 위한 첫 번째 구체적인 조치다.
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정부에서 매년 일정량의 탄소배출권을 할당받는다. 감축 노력을 통해 남는 배출권을 거래소에서 모자라는 기업에 팔 수 있다. 중국은 각 기업에 배정하는 배출권을 지속적으로 줄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간다는 방침이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세계 온실가스의 28.8%를 배출했다. 두 번째인 미국(14.5%)의 두 배에 가깝다. ‘기후변화 책임론’은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서방 국가들에 더없는 견제 수단이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애써 외면하면서 ‘성장 우선’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런 면에서 시 주석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탄소배출 제로’를 약속한 것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의 탄소 중립 선언이 구호에만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화력발전을 줄여야 하는데도 중국은 올 상반기 세계 신규 화력발전소의 60%를 지었다”고 비판했다. 탄소 배출 정점에서 중립까지 가는 기간인 30년이 너무 짧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탄소 중립 선언 이후에도 서방의 견제는 지속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수입되는 제품 중 역내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탄소 저감 기술에서 앞서 있는 이들 국가가 탄소국경세를 매기면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탄소 중립을 선언한 배경에는 이런 현실적 고민이 있다. 환경문제가 중국 전체 경제와 산업을 옭아매는 상황이 오기 전에 탈출구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은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등에서 이미 코너에 몰려 있다. 인권 등에선 그나마 ‘내정 문제’라는 대응 카드가 있지만 기후변화에선 마땅한 변명거리도 찾기 어렵다.
시 주석은 탄소 중립 선언 두 달 뒤인 작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말한 것을 반드시 행한다”며 회의론을 일축했다. 최근 공산당 회의에선 “신뢰할 수 있는 중국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이 앞으로 상당 기간 기후변화에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대응할 것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2일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G20 환경장관 회의에서도 중국은 선진국 주도의 공동 기후변화 목표 설정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낸 것과 대비된다.
실제 중국에선 크고 작은 탄소 절감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은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아프리카 짐바브웨 화력발전소 융자 계획을 철회했다. 서방 국가들이 화력발전에서 손을 뗀 이후 중국은 아프리카 화력발전의 유일한 외자 유치 창구였다. 핵심 대외 전략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보다 탄소 감축이 이제 우선순위로 올라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탄의 주요 생산지인 산시성은 2년 동안 지어온 석탄화공플랜트를 에너지 평가 미달을 이유로 중단시키기도 했다. 총 1260억위안(약 22조원)을 투자하는 세계 최대 프로젝트를 진행 도중에 엎어버린 것이다. 민간 기업들도 잇따라 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그 배경과 의도가 무엇이든 중국은 탄소 중립을 확고한 중장기 목표로 내세웠다. 2060년까지 139조위안을 기후변화 대응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온 중국이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은 상당한 변화라는 평가다.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변화에서 어떤 기회를 포착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에 개설된 통합 탄소배출권 시장에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2만6000t 이상인 발전 기업 2225곳이 참여한다. 발전업은 중국이 배출하는 탄소의 40%를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석유화학 건설 철강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의 기업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거래 첫날 t당 탄소배출권 가격은 시초가인 48위안에서 6%가량 오른 51.2위안(약 9000원)에 마감했다. t당 2만원 선인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23일에는 t당 57위안까지 상승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들은 정부의 탄소 절감 기조에 따라 탄소배출권의 t당 가격이 2025년 70위안, 2050년 170위안 선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량은 개장일 하루 동안 41만t, 210만위안(약 3억7000만원)어치로 집계됐다. 단일 최대 거래량은 10t까지이며 상·하한가는 ±10%로 제한돼 있다.
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정부에서 매년 일정량의 탄소배출권을 할당받는다. 감축 노력을 통해 남는 배출권을 거래소에서 모자라는 기업에 팔 수 있다. 중국은 각 기업에 배정하는 배출권을 지속적으로 줄여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간다는 방침이다.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세계 온실가스의 28.8%를 배출했다. 두 번째인 미국(14.5%)의 두 배에 가깝다. ‘기후변화 책임론’은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서방 국가들에 더없는 견제 수단이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애써 외면하면서 ‘성장 우선’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런 면에서 시 주석이 지난해 9월 유엔총회 화상연설에서 ‘탄소배출 제로’를 약속한 것은 상당한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2030년 전까지 탄소 배출량 정점을 찍고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도록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중국의 탄소 중립 선언이 구호에만 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화력발전을 줄여야 하는데도 중국은 올 상반기 세계 신규 화력발전소의 60%를 지었다”고 비판했다. 탄소 배출 정점에서 중립까지 가는 기간인 30년이 너무 짧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탄소 중립 선언 이후에도 서방의 견제는 지속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세 도입을 추진하고 나섰다. 수입되는 제품 중 역내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탄소 저감 기술에서 앞서 있는 이들 국가가 탄소국경세를 매기면 중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탄소 중립을 선언한 배경에는 이런 현실적 고민이 있다. 환경문제가 중국 전체 경제와 산업을 옭아매는 상황이 오기 전에 탈출구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은 홍콩·신장위구르 인권 문제와 남중국해 영유권 등에서 이미 코너에 몰려 있다. 인권 등에선 그나마 ‘내정 문제’라는 대응 카드가 있지만 기후변화에선 마땅한 변명거리도 찾기 어렵다.
시 주석은 탄소 중립 선언 두 달 뒤인 작년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말한 것을 반드시 행한다”며 회의론을 일축했다. 최근 공산당 회의에선 “신뢰할 수 있는 중국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국이 앞으로 상당 기간 기후변화에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대응할 것임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2일 이탈리아에서 개막한 G20 환경장관 회의에서도 중국은 선진국 주도의 공동 기후변화 목표 설정에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낸 것과 대비된다.
실제 중국에선 크고 작은 탄소 절감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은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아프리카 짐바브웨 화력발전소 융자 계획을 철회했다. 서방 국가들이 화력발전에서 손을 뗀 이후 중국은 아프리카 화력발전의 유일한 외자 유치 창구였다. 핵심 대외 전략인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보다 탄소 감축이 이제 우선순위로 올라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석탄의 주요 생산지인 산시성은 2년 동안 지어온 석탄화공플랜트를 에너지 평가 미달을 이유로 중단시키기도 했다. 총 1260억위안(약 22조원)을 투자하는 세계 최대 프로젝트를 진행 도중에 엎어버린 것이다. 민간 기업들도 잇따라 탄소 저감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그 배경과 의도가 무엇이든 중국은 탄소 중립을 확고한 중장기 목표로 내세웠다. 2060년까지 139조위안을 기후변화 대응에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온 중국이 지속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은 상당한 변화라는 평가다. 한국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변화에서 어떤 기회를 포착할 것인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 통합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연 중국
중국은 2013년 광둥성 선전을 시작으로 전국 8개 지역에서 탄소배출권 거래 시범사업을 해왔다. 8개 시범시장에는 20여 업종의 30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하지만 지역별로 수급에서 차이가 나고 가격도 달라 배출권이 각 성(省) 내에서만 거래됐다.상하이환경에너지거래소에 개설된 통합 탄소배출권 시장에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2만6000t 이상인 발전 기업 2225곳이 참여한다. 발전업은 중국이 배출하는 탄소의 40%를 차지한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석유화학 건설 철강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의 기업들을 참여시킬 계획이다.
거래 첫날 t당 탄소배출권 가격은 시초가인 48위안에서 6%가량 오른 51.2위안(약 9000원)에 마감했다. t당 2만원 선인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 시세의 절반 수준이다. 23일에는 t당 57위안까지 상승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들은 정부의 탄소 절감 기조에 따라 탄소배출권의 t당 가격이 2025년 70위안, 2050년 170위안 선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량은 개장일 하루 동안 41만t, 210만위안(약 3억7000만원)어치로 집계됐다. 단일 최대 거래량은 10t까지이며 상·하한가는 ±10%로 제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