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총 1450만 명에 달한다. 법무부가 ‘물건’ 취급을 받고 있는 동물에게 별도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민법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하는 등 동물권도 크게 제고되는 추세다.

"내 집사 점수는 몇 점일까"
‘반려견·반려묘주로서 내 점수는 얼마나 될까’ 측정해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서울시가 인증하는 ‘반려동물주 능력시험’에 응시해 자신들의 역량을 테스트하기도 한다.

서울시는 이런 흐름을 감안해 올해 반려동물주 능력시험 응시자 수를 강아지 부문 3000명, 고양이 부문 2000명 등 총 5000명으로 늘렸다고 23일 발표했다. 처음으로 시험이 치러진 2019년 189명이 응시하는 데 그쳤던 이 시험엔 지난해 1004명이 몰려들었다. 서울 시민뿐 아니라 다른 지역 응시자들까지 시험을 본 결과다.

올해 시험은 오는 9월 12일 비대면으로 치러진다. 문제는 서울시수의사회, 한국고양이수의사회 등 전문가 검수를 거쳐 출제된다. 동물 등록, 산책, 미용 방법 등 일반 상식부터 반려동물의 행동 이해, 건강 관리, 법령 등 전문지식까지 총 4대 영역, 50문항이다. 신청은 26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네이버 ‘동물공감’ 블로그에서 하면 된다.

서울시는 응시자 전원에게 응시 인증서를 발급한다. 애견·애묘인 중에는 이 인증서를 인스타그램 등 SNS에 자랑하는 사람이 많다. 시 관계자는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자는 캠페인의 일종이기 때문에 낙제점 기준 등은 두지 않았다”며 “시험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반려동물 관련 기초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점수가 높은 100명에게 캣타워, 애견유모차 등의 상품을 준다. 성적은 11월 말 발표한다.

국내에서 반려동물 관련 인프라와 산업은 계속 확충되고 다양해지는 추세다. 서울에선 지난해 말 기준으로 77만 가구가 101만4000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3조3753억원에 달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