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온열질환 '비상'…심장질환자 수시로 150~200mL 물 마셔라 [이선아 기자의 생생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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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열질환 증상·예방법
일사병 오면 어지럼증·피로감
열사병은 땀 안나고 구토·발작
심장질환자 수분섭취 부족하면
탈수로 혈액량 줄어 심장에 부담
술·커피·탄산음료 피해야
이뇨 작용 등으로 탈수 위험
일사병 오면 어지럼증·피로감
열사병은 땀 안나고 구토·발작
심장질환자 수분섭취 부족하면
탈수로 혈액량 줄어 심장에 부담
술·커피·탄산음료 피해야
이뇨 작용 등으로 탈수 위험
찌는 듯한 무더위가 찾아왔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섭씨 35도 안팎의 열기가 유입되면서 ‘폭염특보’가 발령됐다. 무더위는 홀로 오지 않는다. 일사병 열사병 열실신 열대야 등 여러 불청객을 데리고 다닌다.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등 기저질환자들은 더위에 특히 취약하다. 실신으로 인한 낙상사고 발생 빈도도 늘어난다. 폭염에 주의해야 할 질환에는 어떤 게 있는지,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기저질환자들이 특히 조심해야 할 건 무엇인지 등을 알아봤다.
심장 관련 질환을 앓는 환자도 여름을 조심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탈수 현상이 오고 혈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더 세게 뛴다. 맥박수가 올라갈 뿐 아니라 부정맥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심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환자와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을 앓는 환자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혈액이 농축되면서 혈전(혈액이 굳어져 덩어리지는 현상)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당뇨 환자는 땀 분비가 많아지면서 저혈당에 이를 수 있다. 땀을 통해 포도당이 과다하게 배출되면서 혈당치가 순식간에 떨어진다. 저혈당이 오면 온몸이 떨리면서 식은땀이 나고, 입술 주위와 손끝이 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름철 수분 보충을 위해 음료수와 과일을 먹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급격하게 당 수치를 끌어올렸다가 이내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열사병은 조금 더 심각하다. 심부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치솟을 때 나타난다.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발작, 의식 상실, 경련, 구토 등이 동반된다. 주로 노인,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중독자 등이 고온다습한 환경에 오래 노출될 때 발생한다.
극심한 더위 속에 오랜 시간 운동하면 열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진 건 아니지만, 땀이 많이 나면 체내 전해질이 부족해지고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정신을 잃는 열실신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온열질환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나이가 들면 땀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땀 배출을 통해 체온을 낮추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환자는 50대가 244명(22.6%)으로 가장 많았다. 60대(219명·20.3%), 40대(169명·15.7%)가 뒤를 이었다. 온열질환이 발생한 장소로 보면 공사장 등 실외작업장이 35.1%로 가장 많았고, 논·밭(19.7%) 길가(12.2%)에서도 환자가 많이 나왔다.
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한꺼번에 600mL 이상의 물을 섭취하면 위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호흡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땀을 통해 빠져나간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선 이온음료나 물에 소금을 조금 타서 마시면 된다. 물 1L에 소금을 티스푼으로 한두 번 넣으면 된다.
당뇨 환자들이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과일을 먹을 땐 상대적으로 당도가 낮은 사과 배 위주로 먹는 게 좋다. 수박은 당도가 높아 삼가야 한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 환자는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인 만큼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단 음식을 과도하게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더운 날 사람이 많지 않은 실외에선 잠깐 벗는 게 낫다. 질병청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은 심박수, 호흡수, 체온 등을 높여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실외에서 사람 간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경우에는 마스크를 벗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밝은색의 헐렁한 옷을 입는 것도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샤워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로 해야 한다. 찬물을 갑자기 몸에 끼얹으면 더운 날씨에 확장됐던 혈관이 급하게 수축되고 혈액 유동량이 줄면서 심장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동맥경화반(동맥을 감싸고 있는 단단한 섬유막)이 갑자기 파열돼 심정지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은 열대야로 인한 수면 장애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은 보통 체온이 떨어지면서 잠에 들게 되는데, 찬물로 샤워한 뒤에는 체온이 오르면서 쉽게 잠에 못 든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도 많지만, 전문가들은 술을 비롯해 커피와 탄산음료 등은 가능한 한 피하라고 조언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술은 체온을 높이고,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커피와 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여름철에는 삼가는 게 좋다”고 했다.
땀 분비 늘면 부정맥·저혈당 위험
여름은 기저질환자들에게 ‘위험한 계절’이다. 여름이 되면 고혈압 환자의 혈압은 다른 계절에 비해 낮아진다. 기온이 상승할수록 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갑자기 일어서거나 격한 활동을 하면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하얗게 되는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난다. 평소 혈압약을 복용하는 환자라면 약의 혈관 확장 효과가 더해져 실신에 이르기도 한다.심장 관련 질환을 앓는 환자도 여름을 조심해야 한다.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수분을 보충하지 않으면 탈수 현상이 오고 혈액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심장은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더 세게 뛴다. 맥박수가 올라갈 뿐 아니라 부정맥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심기능이 떨어진 심부전 환자와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증을 앓는 환자들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혈액이 농축되면서 혈전(혈액이 굳어져 덩어리지는 현상)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당뇨 환자는 땀 분비가 많아지면서 저혈당에 이를 수 있다. 땀을 통해 포도당이 과다하게 배출되면서 혈당치가 순식간에 떨어진다. 저혈당이 오면 온몸이 떨리면서 식은땀이 나고, 입술 주위와 손끝이 저리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름철 수분 보충을 위해 음료수와 과일을 먹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급격하게 당 수치를 끌어올렸다가 이내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온열질환 환자, 50대가 가장 많아
기저질환자가 아니라도 야외활동을 많이 한다면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을 피하기 힘들다. 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일사병은 더위에 오랜 시간 노출돼 심부 온도(신체 내부 온도)가 37~40도로 상승하는 현상이다. 어지러움, 홍조, 피로감, 무력감 등이 뒤따른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30분 안에 회복할 수 있다.열사병은 조금 더 심각하다. 심부 온도가 40도 이상으로 치솟을 때 나타난다. 땀이 나지 않는 대신 발작, 의식 상실, 경련, 구토 등이 동반된다. 주로 노인,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중독자 등이 고온다습한 환경에 오래 노출될 때 발생한다.
극심한 더위 속에 오랜 시간 운동하면 열경련이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진 건 아니지만, 땀이 많이 나면 체내 전해질이 부족해지고 근육 경련이 일어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정신을 잃는 열실신이 나타나기도 한다.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온열질환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나이가 들면 땀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땀 배출을 통해 체온을 낮추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환자는 50대가 244명(22.6%)으로 가장 많았다. 60대(219명·20.3%), 40대(169명·15.7%)가 뒤를 이었다. 온열질환이 발생한 장소로 보면 공사장 등 실외작업장이 35.1%로 가장 많았고, 논·밭(19.7%) 길가(12.2%)에서도 환자가 많이 나왔다.
샤워할 땐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로
무더위를 막을 수는 없지만 관련 질환은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더위가 심한 낮 시간대인 정오~오후 5시에 야외활동을 피하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야외활동을 해야 할 때는 갈증이 없어도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 특히 심장질환자들은 탈수로 인해 맥박수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습관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한꺼번에 들이켜는 것보다 150~200mL씩 규칙적으로 마시는 것이 좋다.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한꺼번에 600mL 이상의 물을 섭취하면 위에 부담을 줄 뿐 아니라 호흡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땀을 통해 빠져나간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선 이온음료나 물에 소금을 조금 타서 마시면 된다. 물 1L에 소금을 티스푼으로 한두 번 넣으면 된다.
당뇨 환자들이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과일을 먹을 땐 상대적으로 당도가 낮은 사과 배 위주로 먹는 게 좋다. 수박은 당도가 높아 삼가야 한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 환자는 만성적인 고혈당 상태인 만큼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단 음식을 과도하게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됐지만, 더운 날 사람이 많지 않은 실외에선 잠깐 벗는 게 낫다. 질병청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은 심박수, 호흡수, 체온 등을 높여 신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실외에서 사람 간 2m 이상 거리두기가 가능한 경우에는 마스크를 벗고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밝은색의 헐렁한 옷을 입는 것도 온열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샤워는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로 해야 한다. 찬물을 갑자기 몸에 끼얹으면 더운 날씨에 확장됐던 혈관이 급하게 수축되고 혈액 유동량이 줄면서 심장병을 악화시킬 수 있다. 동맥경화반(동맥을 감싸고 있는 단단한 섬유막)이 갑자기 파열돼 심정지가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은 열대야로 인한 수면 장애에도 도움이 된다. 사람은 보통 체온이 떨어지면서 잠에 들게 되는데, 찬물로 샤워한 뒤에는 체온이 오르면서 쉽게 잠에 못 든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하루를 마무리하는 사람도 많지만, 전문가들은 술을 비롯해 커피와 탄산음료 등은 가능한 한 피하라고 조언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술은 체온을 높이고,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커피와 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여름철에는 삼가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