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사진)이 디지털 금융시대의 전략으로 ‘속자생존(速者生存)’을 제시했다. 비대면 전환이 가속화하고 빅테크, 핀테크발 금융혁신에 적응하지 못하면 전통 금융사도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지난 23일 서울 소공로 본점에서 비대면 방식으로 2021년 하반기 경영 전략회의를 개최했다. 권 행장과 우리은행 전 임직원들은 ‘빠르게ㆍ새롭게ㆍ다함께 런 우리’라는 주제로 열린 회의에 전용 소통 플랫폼 채널W를 통해 참석했다. 임직원들은 상반기 성과를 분석하고, 하반기 영업 추진 방향을 공유했다. 특히 인공지능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가상의 AI 뱅커’가 하반기 영업추진계획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는 설명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디지털 퍼트스, 디지털 이니셔티브’로 올해 경영 목표를 정한 바 있다. 하반기 경영 전략으로는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과 대환대출 플랫폼 등 디지털 신사업 조기선점 △우리 원 뱅킹 등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 △동종·이종 산업과의 제휴 및 연계를 통한 소비자 접점 확대 등의 경영 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최근 빅테크·핀테크와 은행 등 전통 금융사 간에 대환대출 서비스 시행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한 가운데 우리은행이 적극적 참여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혁신 속도를 가속화해 ‘디지털 리딩 뱅크’로 거듭나자는 목표를 다짐했다. 하반기 영업 추진 방향으로 디지털 혁신 가속화 및 성과 창출, 고객기반 강화를 통한 수익기반 확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리스크 관리 체계 강화 및 미래성장기반 구축 등을 정했다. 권 행장은 “빠른 자만이 살아남는 시대를 맞아 디지털 혁신의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며 “하반기엔 ‘원팀’ 전략으로 탄력과 속도를 더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