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코알라] 비트코인은 CBDC를 두려워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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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문 코빗 사업개발담당 이사
정석문 코빗 사업개발담당 이사
![[한경 코알라] 비트코인은 CBDC를 두려워할 필요 없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107/01.26353054.1.jpg)
첫째, '가상화폐(cryptocurrencies)'라는 단어의 사용이다. 2009년 비트코인 등장 이후 2~3년 사이에 비트코인과 유사한 코인들이 등장했다. 이 시기에 등장한 가상자산들은 대부분 비트코인 프로토콜을 포킹(forking)해 만들어졌고 이름도 비트코인과 유사한 ~코인으로 지어졌다(예: 라이트코인, 도지코인). 이들은 '탈중앙화된 돈'이라는 사용처가 목적이었다. 해외 언론에서는 이들을 통합해 'digital currency', 'virtual currency', 'cryptocurrency' 등으로 불렀고 좀더 시간이 흐르면서 'cryptocurrency'라는 표현으로 굳어졌다. 이후 2015년 이더리움이 등장하면서 가상자산의 사용처는 돈에 국한되지 않고 탈중앙화된 네트워크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필요한 자산으로 확대됐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상에서는 다양한 탈중앙화된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구현이 가능하고 이런 서비스를 쓸 때 필요한 자산이 이더(Ether)다. 그러나 언론에서는 2015년 이전에 정착된 '-currency'라는 단어를 계속 사용하면서 지금도 이더리움을 비롯한 돈이 아닌 다양한 사용처를 목표로 생겨난 가상자산들을 모두 'cryptocurrency'라는 단어로 통합해 표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그대로 번역한 가상화폐, 암호화폐 등의 단어들이 주로 쓰이고 있다. 이런 단어 사용 때문에 대중들은 모든 가상자산이 비트코인과 같이 돈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오해하게 되며 그래서 CBDC의 등장이 모든 가상자산을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CBDC는 비트코인 도입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CB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의 테스트를 살펴보면 스마트폰에 있는 디지털지갑 앱을 통해 CBDC를 쓴다. 국가 주도로 디지털지갑이 널리 보급되면 비트코인 보유 시 필수적인 디지털지갑 기능에 대중이 익숙해진다. 비트코인 보유에 장애가 됐던 대표적 문제점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셈이다. 따라서 비트코인 보유자들은 CBDC의 등장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정석문 이사는…
미국 뉴욕과 홍콩에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20년간 근무 후 현재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사업개발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중들에게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전달하는 인기 유튜브 채널 '코빗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