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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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호남 발언'을 두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중대한 실언"이라며 파상 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6일 이 지사가 문제가 된 발언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앞서 이 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호남 이쪽이 주체가 돼서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며 "지금 이낙연 대표는 전국에서 매우 골고루 득표, 지지를 받고 계셔서 '아, 이분이 나가서 이길 수 있겠다. 이긴다면 이건 역사다' 실제로 그렇게 판단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이날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 전 대표 측이 문제 삼고 있는 발언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지사는 이틀 전에도 인터뷰 원문과 전체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다. 본인의 결백함을 재차 호소하고자 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지역감정을 누가 조장하는지 이낙연 후보님 측 주장이 흑색선전인지 아닌지, 직접 들으시고 판단해 달라"며 "이낙연 후보 캠프가 가짜뉴스로 망국적 지역주의를 조장하고 있는지 직접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또 "이낙연 후보님은 당시 전국적으로 고르게 압도적 1위였다. 제가 이기는 것보다 이 후보께서 이기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며 "1년 후 지금 우리는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지만 지금도 후보님의 큰 가치는 변함이 없다"고 발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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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의 이 같은 호소가 있기 이전에 이 전 대표 측은 "지역 구도에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이 지사의 인터뷰 발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4일 "대통령 선거는 대한민국 미래 비전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며 "그런데 민주당 후보께서 한반도 5000년 역사를 거론하며 호남 출신 후보의 확장성을 문제 삼으셨다. '영남 역차별' 발언을 잇는 중대한 실언"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국가의 시곗바늘은 숨 가쁘게 앞으로 가는데,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는 분의 시계바늘은 한참 뒤로 돌아가 안타깝다"며 "우리는 지역 구도를 타파하려 하셨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생애에 걸친 투쟁을 기억한다. 그 투쟁을 훼손할 수 있는 어떤 시도도, 발상도 민주당과 우리 사회에 스며들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진정으로 '확장'을 원한다면, 낡은 지역 대립 구도는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