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물 부족 현상이 현실화되며 월가에선 물 관련주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는 ESG(환경·사회·가버넌스) 측면에서도 유망하다는 평가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인베스코 워터 리소시스 ETF(종목명 PHO)는 전 거래일 대비 1.34% 오른 55.82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PHO는 주가 상승이 지속되며 최근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고 있다. PHO는 △워터스 △다나허 △로퍼테크놀로지스 등 물을 절약하고 정화하기 위해 설계된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 투자한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20.17%로, S&P500지수 상승률(17.46%)을 크게 웃돌고 있다.

비슷한 ETF인 퍼스트 트러스트 워터 ETF(FIW) 역시 고공행진 중이다. FIW는 23일 86.13달러로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썼다. FIW는 △아이덱스(IDXX) △에질런트테크놀로지스 △자일럼 등 음용수 및 폐수 관련 산업을 영위하는 회사에 투자한다. FIW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19.43%다.

물 부족에 허덕이는 국가가 증가하면서 물 관련 ETF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올 들어 미국 캘리포니아는 심각한 가뭄에 시달리며 물 부족이 현실화 됐다. 농부들은 물부족에 농사를 포기할 정도고, 물을 빼돌리는 '물 도둑'까지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1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가뭄에 물부족이 심각해지면서 국가재난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유럽연합(UN)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경엔 물의 수요량이 공급량보다 40%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에 수도 시설 정비가 포함된 것도 우호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가에선 물 관련 투자에 긍정적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 물 투자를 ESG 전략의 일환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평가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물 절약 솔루션에 투자하는 건 더 나은 환경에 기여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사라 브래턴 휴즈 슈로더 북미 지속가능성 부문 책임자는 "많은 ESG 펀드는 다양한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다"며 "물 부족을 투자자가 진정으로 고민한다면 포트폴리오 전반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