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에서 직원이 암호화폐 시황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20일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에서 직원이 암호화폐 시황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갑자기 왜 오른 거야?"

26일 비트코인 가격이 10% 넘게 급등하며 다시 4만달러(약 4620만원) 선을 넘보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3만9100달러 안팎에 거래됐다. 오전 한때는 3만9544달러까지 상승했다. 24시간 전보다 12% 오른 수준이다. 이더리움도 10% 가까이 뛰어 2400달러 돌파에 도전하고 있다.

박스권에 지루하게 갇혀있던 비트코인이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로이터 등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잭 도시 트위터 CEO 등이 최근 비트코인 지지 발언을 한 데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영국 매체 시티AM은 2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연말께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은 예측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본격적인 반등의 시작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후오비코리아 가상자산연구원은 이날 "아마존 뉴스는 아직 공식 입장이 아닌 추측성 보도"라며 "급락의 위험성도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후오비코리아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거래량이 급증하며 가격도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후 3시간 동안 매수량이 매도량보다 1조7000억원어치 많았다. 이 영향으로 파생상품인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서 1조원 규모의 선물 포지션이 대량 청산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비트코인 투자 확대나 결제수단 채택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주부터 테슬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비트코인에 '호재'가 될 만한 발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후오비코리아 측은 "이들 기업이 암호화폐 결제 또는 서비스 확장에 대한 공식 발언을 내놓을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4만달러를 넘어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급등한 만큼 급락할 수도 있다"고 했다. 최진영 후오비코리아 애널리스트는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높아질수록 반대 결과가 나올 경우 공포심리도 크게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른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도 "6월 중순에도 비트코인이 4500만원까지 반등해 기대감을 키웠지만 곧 3000만원대로 내려갔다"며 "오늘 상승은 갑작스러운 일이고 향후 며칠은 더 지켜봐야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