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상장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가 일반 청약 첫날 12조원을 끌어모았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대인 약 2600조원의 주문이 몰리면서 청약 열기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다.

청약 첫날 12조 몰린 카뱅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뱅크 청약에 12조522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통합 경쟁률은 37.8 대 1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39.4 대 1)이 가장 높았고 KB증권(38.5 대 1), 하나금융투자(32.4 대 1), 현대차증권(19.3 대 1) 순이었다.

카카오뱅크의 청약 첫날 증거금은 SK바이오사이언스(14조1474억원)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22조1594억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중복 청약이 불가능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온 점도 이유로 꼽힌다. BNK투자증권은 이날 ‘카카오뱅크는 은행이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내고 목표주가를 2만4000원, 적정 시가총액은 11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격(3만9000원)보다 38% 낮은 수준이다. 지난 19일 메리츠증권이 적정 시가총액을 15조5000억원으로 제시한 데 이어 몸값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장외 거래가격 기준 시총(34조원)은 어이없는 수준”이라며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몸값은 플랫폼을 활용한 비이자이익 확대, 대출사업 성장, 검증된 신용평가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리스크 관리 등이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는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청약 첫날 4개 증권사에서 96만2810명이 신청했다. 청약 마지막 날인 둘째날 청약자가 2~3배 더 몰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27일 오후 4시까지 공모 청약을 받는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일은 오는 8월 6일이다.

전예진/김진성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