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 하반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주력 백신 중 하나로 내세웠던 모더나의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당장 다음주 접종 예정인 55~59세도 모더나 대신 화이자를 접종하기로 했다. 인도발(發) 델타 변이의 확산세를 막을 ‘유일한 카드’인 백신 도입이 또 늦춰지면서 20~40대 예방접종까지 줄줄이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박진영 중앙사고수습본부 백신도입지원팀장은 26일 브리핑에서 “모더나에서 생산 관련 이슈가 있다고 통보해왔다”며 “사실관계 파악과 대책 마련을 위해 행정적·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더나의 일부 (도입)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국내에 도입된 모더나 백신은 모두 115만 회분이다. 모더나와 4000만 회분을 계약한 것을 고려하면 3~4분기에 3885만 회분이 더 들어와야 한다. 모더나 백신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정부가 계약한 물량 대부분이 9월이나 4분기가 돼야 들어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약 1700만 명에 이르는 18~49세 예방접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다음달 말부터 이들에 대한 접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다.

정부는 다음달 2~8일 접종 예정인 55~59세에게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정부는 애초 50대에게 모더나를 접종할 계획이었으나 수급 일정이 불투명해지자 이번주는 수도권 예약자에게 화이자를 접종하고, 다음주는 예약자 전원에게 화이자를 맞히기로 했다.

이런 와중에 델타 변이는 국내에서 우세종이 됐다. 최근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델타 감염자라는 의미다.

이선아/김우섭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