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프렌즈 골프공 [사진=카카오VX]
카카오프렌즈 골프공 [사진=카카오VX]
최근 골프 인구가 늘자 카카오가 골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골프장 예약부터 골프 용품, 스크린골프, 골프연습장까지 확장하면서다. 기존 카카오가 깔아놓은 플랫폼의 폭발력을 감안하면 이같은 카카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보인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 카카오VX는 1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했다고 지난 26일 밝혔다. 카카오VX 설립 이후 최대 규모 투자 유치다. 스크린골프 시장 부동의 1위 골프존까지 위협하는 양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VX는 투자목적회사 '벨벳제1호 유한회사'를 대상으로 한 1000억원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 투자에서 인정된 카카오VX의 기업 가치는 약 6000억원.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 편입 4년 만에 사세를 확장한 카카오VX가 시총 9000억원의 골프존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 VX는 이번 투자금으로 주력인 스크린골프 사업을 강화하고, 골프 예약을 망라하는 디지털 골프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데 힘 쏟기로 했다. 정보기술(IT)을 접목한 한국형 피트니스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사업 경쟁력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문태식 카카오VX 대표는 "사업 영역 확대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며 질적 성장을 도모해 나가는 카카오 VX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VX가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구현한 가상의 골프코스 이미지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과 카카오VX가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구현한 가상의 골프코스 이미지 [사진=SK텔레콤]
카카오VX는 모회사 카카오게임즈가 인수한 세나테크놀로지와의 스포츠 및 헬스케어 서비스 연계를 통한 사업 시너지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VX 연합군이 어떤 전략으로 골프 업계에 판도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

카카오VX는 이미 스크린골프뿐 아니라 골프 아카데미, 골프 예약, 골프 용품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서비스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에 따라 골프 이용층이 확대되면서 카카오VX의 '프렌즈 스크린'과 '카카오골프예약', '카카오프렌즈 골프'가 급성장하고 있다.

중장년층 스포츠로 여겨지던 골프에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카카오 플랫폼이 가진 특유의 친화력으로 MZ 세대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VX는 골프 수요층 확대에 발맞춰 프리미엄 골프 연습장 '프렌즈 아카데미'를 론칭하고 연습장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여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최근 중국 시장까지 외연을 확장한 것은 물론 스톤브릿지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꾸려 한라그룹 세라지오CC(대중 18홀) 위탁운영권까지 확보했다.
[사진=카카오VX]
[사진=카카오VX]
실적도 확연한 상승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카카오게임즈의 골프 관련 매출은 181억원으로 전년 동기(93억원)의 2배 수준으로 커졌다. 이후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업계에선 골프시장 규모가 매년 급성장하는 만큼 2년 내 연간 1000억원대 매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가 몸집을 불리는 계열사들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은 모두 기업공개(IPO) 이슈가 있다"며 "골프 시장이 비약적으로 커지는 상황에서 스크린골프, 골프 게임, 카카오프렌즈 등을 통한 연계 사업까지 합칠 경우 카카오VX 기업 가치는 더 올라갈 게 분명하다. 향후 IPO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오른쪽)과 카카오 대표 캐릭터 라이언 [사진=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오른쪽)과 카카오 대표 캐릭터 라이언 [사진=카카오 제공]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