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4학년 재학 루이사, 직지 홍보 영상 英·스페인어로 제작
반크 인턴 콜롬비아 여대생 "韓역사·문화 세계에 알리겠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더 많이 배워 콜롬비아와 세계에 알릴 것입니다.

"
이달 초부터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는 콜롬비아 청년 루이사 라미레스 몬토자(25) 씨의 각오다.

그는 콜롬비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장했고, 현재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다음 달 27일까지 반크에서 한국 홍보 활동을 하는 루이사 씨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콜롬비아 문화가 얼마나 비슷한 지 확인하고, 세계의 다른 나라들과는 어떤 점을 공유할 수 있을지 깨닫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루이사 씨는 그동안 현존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직지심체요절(직지)을 공부한 뒤 세계에 알리는 영상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직접 제작해 유튜브(www.youtube.com/watch?v=U018aCGsTso)에 올렸다.

이 영상은 반크의 직지 홍보사이트(jikki.prkorea.com)에도 게시됐다.

그는 영상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면서 가장 신기한 일로 '직지'를 꼽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세계 역사와 유럽 역사를 열심히 공부했지만, 직지에 관해서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직지는 한국에서 1377년에 인쇄됐고, 구텐베르크 성서보다 78년 먼저 만들어졌다.

루이사 씨는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서는 당연히 배웠는데 왜 직지를 배울 수가 없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이 영상의 주요 내용이다.

"서양의 유물이나 유산을 동양의 그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명백한 '학문적 편견'이 여러 차례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요.

이러한 편견이 직지가 구텐베르크 성서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직지의 법적 소유권자인 프랑스가 왜 직지에 역사적인 가치에 걸맞은 인정을 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사회발전을 주도한 것이 서양이라고 생각하는 편견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루이사 씨가 한국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렸을 때부터다.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근처에 친척이 있었는데, 방문할 때마다 가게 앞쪽에 쓰여 있는 한글 간판을 보았고, 지하철을 탈 때면 한국 아줌마들의 대화를 늘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2018년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 대학의 어학당에 입학했다.

그는 자신을 '콜롬비아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조국인 콜롬비아의 문화를 자랑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콜롬비아는 아주 활기찬 나라예요.

활기찬 사람들과 음악, 다양한 맛을 가진 음식, 야생 동물들로 가득한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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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국제리더십학생협회(AIESEC)의 지원으로 반크에서 인턴 활동을 하는 그는 "앞으로 미국으로 돌아가거나 다른 나라를 여행할 때, 반크의 꿈을 기억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반크 인턴 콜롬비아 여대생 "韓역사·문화 세계에 알리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