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외국인들의 미국 주택 매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는 만큼 주춤한 매수세는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이 지난 1년간(작년 4월~올해 3월) 매입한 미국 주택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544억달러(약 62조6000억원)어치로 집계됐다. 협회가 관련 통계를 취합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최저다.

이 기간 외국인이 미국에서 사들인 주택 수는 10만7000채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한 규모다.

주택 수 기준으로 살펴보면 캐나다인의 매수가 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멕시코(7%) 중국(6%) 인도·영국(4%) 순이었다. 중국인은 2015년 이래 가장 많은 미국 주택을 구입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3위로 밀렸다. 하지만 매입 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중국인이 여전히 ‘큰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61%가량 줄어든 규모인데도 45억달러어치를 사들여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이 상대적으로 값비싼 주택을 매입했다는 뜻이다.

한풀 꺾인 매수세는 조만간 회복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부동산 상승장에 올라타려는 외국인 매수자들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아울러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매물을 살펴볼 수 있는 가상현실(VR) 투어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인들의 매수세가 본격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CNBC는 중국인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 주택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높았던 불확실성이 확연히 줄어든 것도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6월 신규 주택 판매량은 전달보다 6.6% 줄어든 67만6000채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 이후 최저치다. 목재 가격 인상에 따른 공급 부족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한 수요 억제가 동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