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급등 하루 만에 다시 푹 꺾였다. 투자자가 기대했던 ‘아마존 호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아마존, 암호화폐 결제 부인에 비트코인 4만달러 찍고 '수직낙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아마존은 2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할 예정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를 공식 부인했다. 회사 측은 “암호화폐 관련 추측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전날 영국의 한 매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마존이 연말께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최근 아마존이 블록체인·디지털화폐 전문가를 뽑는 채용 공고를 낸 것과 맞물려 주목받았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비트코인을 받아들인다면 암호화폐가 실물경제에 더 깊숙이 들어온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보도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한때 4만달러 선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부인하자마자 3만7000달러 안팎으로 내려왔다.

후오비코리아 관계자는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에서 비트코인 관련 호재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 오히려 공포심리를 키워 급락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법무부가 세계 최대 스테이블 코인(가치를 달러에 연동해 변동성을 줄인 암호화폐) 테더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더 임원진은 수년 전 암호화폐와의 관련성을 은행에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테더는 총 1000억달러(약 11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 점유율이 60%를 넘는다. 만약 테더가 법적 제재를 받는다면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7일 오후 2시 기준 4299만원을 기록했다. 해외 가격과의 격차를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0.7% 안팎에 불과해 사실상 ‘소멸’ 수준이다.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과열됐던 지난 5월에는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이 20%를 넘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