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자에게 주는 세금 감면 혜택을 2023년부터 확대하기로 함에 따라 ISA 시장을 둘러싼 증권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등은 중개형 ISA 출시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앞서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은 올 상반기 이미 중개형 ISA를 선보였다. 유안타증권 등이 ISA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기로 한 것은 정부가 지난 26일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ISA에서 주식으로 벌이들이는 소득에 대해 전액 비과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주식매매·펀드 차익 전액 비과세 혜택…증권사 ISA에 관심 몰린다
ISA에는 세 종류가 있다. 기존 은행에 있었던 신탁형과 일임형, 그리고 지난 2월 출시된 중개형이다. 이번 세법개정안이 발표되기 전까지 중개형 ISA의 혜택은 국내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에 대해 기존 15.4% 세율이 아니라 9.9%의 분리과세가 적용되는 것이었다. 이 혜택만으로 출시 5개월 만에 72만7422명(5월 말 기준)의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여기에 국내 주식과 공모주식형 펀드 전액 비과세가 추가됐다. 시행 시기는 2023년 1월 1일이다. 직장인이면 누구든 가입할 수 있다. 연봉이 5000만원 이하면 배당소득의 400만원까지 비과세되는 서민형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중개형 ISA를 통하면 사실상 세금을 내지 않고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다. 다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우선 ISA는 연간 납입한도가 2000만원, 최대 납입한도가 1억원이다. 올해 가입했다면 5년이 지나야 1억원의 투자금을 굴릴 수 있다.

다만 은행에 신탁형 또는 일임형 계좌를 보유하고 있으면 증권사로 이전할 수 있다. 이전할 경우 계좌 종류가 달라졌어도 기존에 납입했던 금액만큼 투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납입한도가 1억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원금이 불어나는 데는 제한이 없다. 주식에 1억원을 투자해 3억원이 돼도 세금이 전혀 부과되지 않는다. 장기간 운용을 잘해 납입 원금이 10억원으로 불어나도 세금을 낼 필요가 없다. 단점은 최소 가입기간이 3년이라는 것이다. 중도인출하면 그간 감면받은 세액이 추징된다.

‘5000만원 기본공제’ 혜택과도 중복 적용된다. 현재 주식 투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대주주에게만 부과되지만 2023년부터는 연간 5000만원이 넘는 수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ISA 계좌로 운용하는 1억원(납입금 기준)으로 벌어들인 이익에 대해 비과세를 받고, 별도 계좌로 벌어들인 이익의 50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