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80㎏ 초과급 동메달 결정전 한국 인교돈-슬로베니아 트라이코비치. 인교돈이 승리 후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80㎏ 초과급 동메달 결정전 한국 인교돈-슬로베니아 트라이코비치. 인교돈이 승리 후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이겨낸 인교돈(29·한국가스공사)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값진 동메달을 획득했다.

27일 인교돈은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태권도 경기 마지막 날 남자 80㎏초과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반 콘라드 트라이코비치(슬로베니아)를 5-4로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올림픽 출전이 처음인 인교돈은 준결승에서 데얀 게오르기예프스키(북마케도니아)에게 6-12로 패배해 결승에 오르진 못했다. 그러나 동메달 결정전 3위를 차지하면서 인간 승리를 보여줬다

인교돈은 22살이었던 지난 2014년 8월 림프종 진단을 받았다. 같은해 12월까지 5개월 동안 치료에 집중하면서 잠시 도복을 벗게 됐다.

이에 대해 인교돈은 "제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며 그때는 올림픽이란 단어조차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시간이 흘러서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다. 저 자신한테도 그렇고 투병하시는 분들이 좀 더 저란 선수로 인해 힘내셔서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을 투병 과정을 돌아보며 "아무래도 인간승리라는 단어가 잘 맞는 거 같다"라고 밝혔다. 인교돈은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은메달을 따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2019년 여름에는 완치 판정도 받았다. 늦은 나이에 올림픽을 처음 뛴 인교돈은 "금메달은 아니지만, 메달을 따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인교돈은 "준결승에서 비록 졌지만 제가 준비한 걸 쏟아내고 져서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