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폴더블폰 '대세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지난 29일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실적발표 직후 가진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김성구 무선사업부 상무는 이같이 말했다. '대세화'가 포인트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올해 폴더블폰 대중화에 주력하겠다고 언급해왔다. 그런데 여기서 한 단계 더 높인 '대세'라는 표현을 쓴 것이다.

폴더블폰 대세화의 골자는 판매량 확대. 적극적 마케팅도 예고했다. 혁신적 폼팩터의 대중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폴더블 선두주자 입지를 굳히는 의미를 넘어 "확실히 많이 팔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상무는 "폴더블폰 판매가 늘어나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고 수익성도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대세화'에 사활을 걸었다. 직사각형 모양 스마트폰 시대에서 접는 폰의 시대로 '판'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삼성이 유리한 전장이 바로 폴더블폰이라서다. 라이벌 애플과의 매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삼성의 폴더블폰 마케팅은 더욱 강화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IM(IT·모바일) 부문에서 22조67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애플의 아이폰 매출액은 397억달러(약 46조원)로 50%가량 늘었다. 아이폰 판매만으로도 삼성전자 IM 부문 매출의 약 2배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 먼저 뛰어든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애플에 크게 추월당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 1분기 5G 제품 출하량 기준 점유율 34%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13%) 점유율을 크게 웃돌았다. 매출로 따지면 애플의 점유율은 53%로 삼성전자(14%)와의 격차를 한층 벌린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샵에 전시된 갤럭시 폴드/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 샵에 전시된 갤럭시 폴드/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전장이 폴더블폰 시장이 된다면 판도가 바뀐다.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장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체 폴더블폰 시장에서 73%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차지한 선두주자다. 애플은 아직 폴더블폰 출시를 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로선 여전히 폴더블폰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는 게 아쉽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폴더블폰 판매량은 300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13억3250만대)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추격하기 위해 폴더블폰의 '대세화'가 절실한 이유다. 접는 스마트폰이 스마트폰의 '기본'이 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로선 평균판매단가가 높은 애플과 대등한 승부를 하려면 플래그십 단말기이자 애플과의 차별하된 비교우위를 확보한 폴더블폰이 제격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은 비싸다"는 선입견을 벗어나려 다양한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삼성은 미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 출시에 맞춰 최대 2개 중고 기기 대상으로 보상 판매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포함해 태블릿PC나 스마트워치도 보상 판매 기기 대상에 포함됐다.

갤럭시Z폴드3의 가격도 100만원대로 낮출 것으로 점쳐진다.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3는 199만9800원, 갤럭시Z플립3는 125만4000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 갤럭시Z폴드2는 239만8000원이었다.

하반기 아이폰13을 출시할 예정인 애플과의 경쟁에서 얼마나 삼성이 얼마나 폴더블폰으로 전장을 옮겨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병훈 삼성전자 기업설명(IR) 담당 부사장은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전기 대비 증가할 것이다. 스마트폰 비중은 90% 중후반으로 예상된다"고 예측했다. 폴더블폰과 함께 갤럭시S 시리즈 판매 극대화에도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