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SI, 4단계 걸쳐 평가 대상 선정...설문 기반이지만 입증 자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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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SI는 ESG 리스크를 평가하는 인공지능 시스템 ‘렙리스크’를 활용해 ESG 리스크가 있는 기업들을 평가 설문에서 배제한다. 또한 2020년부터 지표 편입 여부 외에 세부 점수까지 공개하며 가장 많은 ESG 정보 공개 기관으로 입지를 확장하고 있다
[한경ESG] ESG 평가 바로 알기② DJSI
DJSI(다우존스 지속 가능성 지수)는 전 세계 주요 기업이 전통적으로 가장 중시해온 ESG 평가 기준 중 하나다. 지난 1999년부터 올해로 22년째 진행해온 만큼 역사가 오래됐을 뿐 아니라 평가 주체가 세계 최대 금융 정보 제공 기관인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 다우존스 인덱스(S&P Dow Jones Indices)이기 때문이다. ESG가 지금처럼 주목받기 전부터 이른바 ‘우량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기업 사이에선 DJSI 지수에 편입되는 것을 높게 평가해왔다.
발표 방식이나 대응이 기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DJSI가 기업에 환영받는 이유 중 하나다. 지배구조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MSCI 등 다른 지표에 비해 관리하기가 비교적 쉽다는 점, 기업이 제출한 설문 응답지를 기반으로 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대응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이런 점 때문에 자본시장 내부의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그린 워싱’, ‘가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SG 리스크 큰 기업은 설문에서 배제
지수 편입 여부는 4단계를 거쳐 결정된다. 먼저 DJSI 관계자들이 전 세계 기업 가운데 S&P 글로벌 BMI(브로드 마켓 인덱스)를 기준으로 지속 가능성 평가가 필요한 1만여 개 기업을 추린다. 이 중 다시 ESG 평가 분야의 협력 기관인 SAM의 지속 가능성 평가 부문인 CSA(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의 도움을 받아, 기업의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성 평가 대상을 4500여 개 기업으로 간추린다. 이 과정은 3월경 마무리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종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 리스트를 선정하고 이들이 속한 산업군별 특성을 반영한 설문지를 해당 기업에 보낸다. 지난해에는 약 3429개 기업이 검증 대상으로 선정됐다.
설문지는 각 80~120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설문지를 받은 기업이 보내온 응답을 토대로 지속 가능성 달성도에 따라 각각 ▲DJSI 월드 ▲DJSI 지역 ▲DJSI 국가 지수로 나뉜다. 다시 월드 지수는 ▲월드 ▲월드 확대(enlarged) ▲신흥 시장으로 나뉘며, 지역은 ▲아시아·태평양 ▲유럽 ▲북미로 나뉜다. 국가 지수는 ▲호주 ▲한국 ▲ 한국 Capped 25% ▲칠레 지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월드 지수는 전 세계 상위 10%, 지역 지수는 20%, 한국 지수는 30%선에 포함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3429개 기업 중 2043개 기업이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설문 응답을 요청받았다. 이 중 응답을 마친 곳은 1386곳이다. 물론 DJSI 지표 측정이 단순히 기업의 응답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과정이 협력사인 SAM이 매년 발표하는 지속 가능성 평가와 면밀히 연계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응답 과정에 앞서 협력 기관인 SAM이 미디어상 노출된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를 측정하는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 ‘렙리스크(RepRisk)’를 활용해 사전 검토 과정을 거친다. ESG와 관련한 부정적인 주목을 받는 뉴스 등이 있는지 검토하는 시스템으로, 20개 언어로 된 9만여 개의 공개된 정보를 검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특정 기업이 인권 탄압, 노동자 사망, 사업장 안전, 환경오염, 부정부패나 비리 등 ESG 측면의 이슈가 있는지 먼저 파악한다.
해당 검토 과정에서 특정 기업이 ESG 리스크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그 기업은 그해 설문 대상 자체에 포함되지 못한다. DJSI는 기업의 응답을 바탕으로 ESG 이행도를 측정하지만, 이를 전적으로 기업의 자율에 맡기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또한 유흥, 무기 제조, 주류 제조, 도박, 핵, 담배 등 분야와 관련한 기업도 아예 평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NGO나 국제기구로부터 의견 청취 과정도 거친다.
기업에 제공하는 설문 항목도 이 같은 과정이 반영된다. 매년 4월부터 시작되는 SAM의 지속 가능성 평가와 맞물려 열리는 운영위원회에서 평가 대상 기업 관련 안건을 보고받으며, 이들 기업 대상 질의 내용을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평가 설문 항목은 경제·사회·환경적 측면으로 나뉘며, 산업 특성을 반영해 구성한다. 평가 항목은 매년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추가되거나 변경되는데, 2020년에는 개인정보 보호, 제품 제조 전 과정 평가, 포장재 재활용 등의 평가 항목을 신설했다. 점수 산정이나 지수 편입 여부 결정에도 산업별 가중치가 크게 중시된다. 2020년 월드 지수 포함 된 국내 기업 17곳
2020년 기준 DJSI 월드 지수에는 평가 대상 중 12.7%인 글로벌 기준 323개사가 편입됐다. 국내 기업은 삼성전기, 삼성증권, 현대건설, SK 등 17곳이 포함됐다. DJSI 아시아·태평양 지수에는 평가 대상 611개사 중 25.5% 156곳이 편입됐으며, 국내 기업은 29곳이 이름을 올렸다. DJSI 한국 지수에는 평가 대상 기업 중 21.5%인 42곳이 편입됐다.
국내 기업이 DJSI 평가 항목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지배구조, 윤리, 인재개발 분야였다. 지배구조의 경우 글로벌 평균인 60.5점에 한참 못 미치는 34.8점을 기록했다. 윤리 분야에서 글로벌 평균은 83.9점이지만 국내 기업은 72.8점이었다. 또한 인재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평균은 75.3점이었으나 국내는 64.4점으로 나타났다.
DJSI 국내 파트너인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추진단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정보 공개 및 구조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선두 기업을 따라가기엔 미흡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등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DJSI 월드 지수에 신규 편입된 국내 기업은 없으며, 한국 지수에는 강원랜드·삼성SDS·한국전력공사 등 세 곳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DJSI 지수의 강점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기에 상위 기업 중 DJSI 편입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주가를 즉시 비교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편입된 기업의 수익률은 일반 기업보다 상당히 높다. 2020년 11월 12일 기준 DJSI 월드 지수는 1799.37포인트이며, 3년 수익률은 6.73%를 보이고 있다. DJSI 월드, DJSI 한국 지수의 3년 수익률은 같은 기간 KOSPI 수익률보다 각각 9.03%p, 1.42%p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S&P ESG 지수 출시… ESG 꼼꼼히 점검한다
한편 S&P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집중한 DJSI에서 나아가 보다 포괄적인 ESG 점검에도 적극 나선다. 2019년 DJSI를 함께 개발한 스위스의 지속 가능 경영 평가 기관인 로베코SAM의 기업 지속 가능 경영 평가 부문인 CSA(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를 전면 인수해 지난해부터 S&P 글로벌 ESG 지수를 내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위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7032개 기업에 관한 732만5870건의 정보를 취합했다.
S&P 다우존스 인덱스는 지난해부터 DJSI 발표 방식에도 큰 변화를 줬다. 20년 넘게 지수 편입 여부만 밝히던 전통을 깨고 점수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에는 편입 여부만 밝히던 방식을 고수해온 탓에 시민단체로부터 ‘기업 입장에서 가장 편리한 지속 가능성 지표’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양의 ESG 정보를 공개하는 기관 중 하나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P가 직접 운영한 ESG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세계 7300개 기업의 ESG 점수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의 ESG 점수가 공개 정보만으로 측정된 것인지, 기업의 응답이 반영된 것인지 등이 기재되며 E, S, G의 세부 항목도 공개된다. DJSI 지수를 잘 관리하기 위해선 ‘투명하고 적극적인 소통’이 핵심이다. DJSI는 지수 측정을 위한 전문 팀을 상시 운영하고 기업의 질의응답에 적극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의 설문을 바탕으로 하더라도 응답이 전적으로 기업의 자율에 맡겨져 있지 않다.
전문 팀이 상시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기업의 ESG 관련 이슈에 대해 ‘예, 아니요’ 가 아니라 구체적인 데이터와 수치로 답하며 관련 내용을 증빙할 것을 요구한다. 외신들은 “DJSI의 설문 문항은 고도로 체계화되어 있으므로 화려한 지속 가능성 보고서와 같이 말재주로 넘어갈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첨부되지 않으면 점수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ESG 컨설팅사인 코퍼레이트 시티즌십의 피터 트루스데일 이사는 “회사의 전략과 철학, 실천에 녹아들지 않은 말들은 어차피 해당 기업의 DJSI 점수가 될 수 없으므로, 전문 인력을 찾아 역할을 주고 회사를 지속 가능성 방향으로 조율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박선하 객원기자
발표 방식이나 대응이 기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쉽다는 점도 DJSI가 기업에 환영받는 이유 중 하나다. 지배구조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MSCI 등 다른 지표에 비해 관리하기가 비교적 쉽다는 점, 기업이 제출한 설문 응답지를 기반으로 지수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대응하기 쉽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이런 점 때문에 자본시장 내부의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그린 워싱’, ‘가짜’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SG 리스크 큰 기업은 설문에서 배제
지수 편입 여부는 4단계를 거쳐 결정된다. 먼저 DJSI 관계자들이 전 세계 기업 가운데 S&P 글로벌 BMI(브로드 마켓 인덱스)를 기준으로 지속 가능성 평가가 필요한 1만여 개 기업을 추린다. 이 중 다시 ESG 평가 분야의 협력 기관인 SAM의 지속 가능성 평가 부문인 CSA(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의 도움을 받아, 기업의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성 평가 대상을 4500여 개 기업으로 간추린다. 이 과정은 3월경 마무리된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종 지수 편입 가능성이 높은 기업 리스트를 선정하고 이들이 속한 산업군별 특성을 반영한 설문지를 해당 기업에 보낸다. 지난해에는 약 3429개 기업이 검증 대상으로 선정됐다.
설문지는 각 80~120개 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설문지를 받은 기업이 보내온 응답을 토대로 지속 가능성 달성도에 따라 각각 ▲DJSI 월드 ▲DJSI 지역 ▲DJSI 국가 지수로 나뉜다. 다시 월드 지수는 ▲월드 ▲월드 확대(enlarged) ▲신흥 시장으로 나뉘며, 지역은 ▲아시아·태평양 ▲유럽 ▲북미로 나뉜다. 국가 지수는 ▲호주 ▲한국 ▲ 한국 Capped 25% ▲칠레 지수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월드 지수는 전 세계 상위 10%, 지역 지수는 20%, 한국 지수는 30%선에 포함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기준 3429개 기업 중 2043개 기업이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설문 응답을 요청받았다. 이 중 응답을 마친 곳은 1386곳이다. 물론 DJSI 지표 측정이 단순히 기업의 응답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과정이 협력사인 SAM이 매년 발표하는 지속 가능성 평가와 면밀히 연계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응답 과정에 앞서 협력 기관인 SAM이 미디어상 노출된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리스크를 측정하는 인공지능 기반 시스템 ‘렙리스크(RepRisk)’를 활용해 사전 검토 과정을 거친다. ESG와 관련한 부정적인 주목을 받는 뉴스 등이 있는지 검토하는 시스템으로, 20개 언어로 된 9만여 개의 공개된 정보를 검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특정 기업이 인권 탄압, 노동자 사망, 사업장 안전, 환경오염, 부정부패나 비리 등 ESG 측면의 이슈가 있는지 먼저 파악한다.
해당 검토 과정에서 특정 기업이 ESG 리스크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그 기업은 그해 설문 대상 자체에 포함되지 못한다. DJSI는 기업의 응답을 바탕으로 ESG 이행도를 측정하지만, 이를 전적으로 기업의 자율에 맡기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또한 유흥, 무기 제조, 주류 제조, 도박, 핵, 담배 등 분야와 관련한 기업도 아예 평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다. NGO나 국제기구로부터 의견 청취 과정도 거친다.
기업에 제공하는 설문 항목도 이 같은 과정이 반영된다. 매년 4월부터 시작되는 SAM의 지속 가능성 평가와 맞물려 열리는 운영위원회에서 평가 대상 기업 관련 안건을 보고받으며, 이들 기업 대상 질의 내용을 발전시키기 때문이다. 평가 설문 항목은 경제·사회·환경적 측면으로 나뉘며, 산업 특성을 반영해 구성한다. 평가 항목은 매년 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추가되거나 변경되는데, 2020년에는 개인정보 보호, 제품 제조 전 과정 평가, 포장재 재활용 등의 평가 항목을 신설했다. 점수 산정이나 지수 편입 여부 결정에도 산업별 가중치가 크게 중시된다. 2020년 월드 지수 포함 된 국내 기업 17곳
2020년 기준 DJSI 월드 지수에는 평가 대상 중 12.7%인 글로벌 기준 323개사가 편입됐다. 국내 기업은 삼성전기, 삼성증권, 현대건설, SK 등 17곳이 포함됐다. DJSI 아시아·태평양 지수에는 평가 대상 611개사 중 25.5% 156곳이 편입됐으며, 국내 기업은 29곳이 이름을 올렸다. DJSI 한국 지수에는 평가 대상 기업 중 21.5%인 42곳이 편입됐다.
국내 기업이 DJSI 평가 항목 중 가장 취약한 부분은 지배구조, 윤리, 인재개발 분야였다. 지배구조의 경우 글로벌 평균인 60.5점에 한참 못 미치는 34.8점을 기록했다. 윤리 분야에서 글로벌 평균은 83.9점이지만 국내 기업은 72.8점이었다. 또한 인재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평균은 75.3점이었으나 국내는 64.4점으로 나타났다.
DJSI 국내 파트너인 한국생산성본부 지속가능경영추진단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정보 공개 및 구조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글로벌 선두 기업을 따라가기엔 미흡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등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DJSI 월드 지수에 신규 편입된 국내 기업은 없으며, 한국 지수에는 강원랜드·삼성SDS·한국전력공사 등 세 곳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DJSI 지수의 강점은, 시가총액 기준으로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기에 상위 기업 중 DJSI 편입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주가를 즉시 비교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편입된 기업의 수익률은 일반 기업보다 상당히 높다. 2020년 11월 12일 기준 DJSI 월드 지수는 1799.37포인트이며, 3년 수익률은 6.73%를 보이고 있다. DJSI 월드, DJSI 한국 지수의 3년 수익률은 같은 기간 KOSPI 수익률보다 각각 9.03%p, 1.42%p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S&P ESG 지수 출시… ESG 꼼꼼히 점검한다
한편 S&P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집중한 DJSI에서 나아가 보다 포괄적인 ESG 점검에도 적극 나선다. 2019년 DJSI를 함께 개발한 스위스의 지속 가능 경영 평가 기관인 로베코SAM의 기업 지속 가능 경영 평가 부문인 CSA(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를 전면 인수해 지난해부터 S&P 글로벌 ESG 지수를 내놓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상위 기업뿐 아니라 전 세계 7032개 기업에 관한 732만5870건의 정보를 취합했다.
S&P 다우존스 인덱스는 지난해부터 DJSI 발표 방식에도 큰 변화를 줬다. 20년 넘게 지수 편입 여부만 밝히던 전통을 깨고 점수도 공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에는 편입 여부만 밝히던 방식을 고수해온 탓에 시민단체로부터 ‘기업 입장에서 가장 편리한 지속 가능성 지표’라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양의 ESG 정보를 공개하는 기관 중 하나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P가 직접 운영한 ESG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세계 7300개 기업의 ESG 점수를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의 ESG 점수가 공개 정보만으로 측정된 것인지, 기업의 응답이 반영된 것인지 등이 기재되며 E, S, G의 세부 항목도 공개된다. DJSI 지수를 잘 관리하기 위해선 ‘투명하고 적극적인 소통’이 핵심이다. DJSI는 지수 측정을 위한 전문 팀을 상시 운영하고 기업의 질의응답에 적극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의 설문을 바탕으로 하더라도 응답이 전적으로 기업의 자율에 맡겨져 있지 않다.
전문 팀이 상시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기업의 ESG 관련 이슈에 대해 ‘예, 아니요’ 가 아니라 구체적인 데이터와 수치로 답하며 관련 내용을 증빙할 것을 요구한다. 외신들은 “DJSI의 설문 문항은 고도로 체계화되어 있으므로 화려한 지속 가능성 보고서와 같이 말재주로 넘어갈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첨부되지 않으면 점수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ESG 컨설팅사인 코퍼레이트 시티즌십의 피터 트루스데일 이사는 “회사의 전략과 철학, 실천에 녹아들지 않은 말들은 어차피 해당 기업의 DJSI 점수가 될 수 없으므로, 전문 인력을 찾아 역할을 주고 회사를 지속 가능성 방향으로 조율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박선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