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서비스센터의 한 수리 기사가 수리를 맡긴 고객의 핸드폰을 무단으로 사용해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팔로우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광역시에 거주 중인 유 모 씨는 지난 27일 오후 3시께 갤럭시 노트20 울트라 카메라 액정 수리를 위해 삼성전자서비스 동대구센터에 방문했다. 이후 4시께 수리를 마친 핸드폰을 돌려받았다.

이날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와 인스타그램에 접속한 유 씨는 돌연 본인의 계정이 수리기사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 상황을 확인했다.

의아함을 느낀 유 씨는 다음날 28일 수리 기사를 찾아갔다. 이날 유 씨는 기사에게 "혹시 어제 제 휴대폰으로 뭐 따로 하신 게 있으시냐"고 여러 차례 물었지만, 기사는 "따로 없다"고 부인했다.

이에 유 씨는 "제 휴대폰 인스타그램에 왜 기사님 계정이 팔로우가 돼 있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기사는 이내 "직전 손님이 인스타그램 팔로우 기능 관련 문의를 해서 손님(유 씨)의 휴대폰으로 시연해서 보여드렸다"고 털어놨다. 불쾌감을 느낀 유 씨는 센터를 박차고 나갔다고 한다.

유 씨는 "수리 기사가 휴대폰을 무단으로 열고 활용한 것인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 너무 찝찝하다"고 토로했다.

삼성 측은 직원의 실수를 인정하며 재발방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었다는 점 또한 강조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유 씨 수리 건 접수 이후 새로 접수된 고객의 휴대폰 증상이 인스타그램 팔로우가 안 되는 것"이었다며 "고객에게 말로만 설명해 드리기 어렵기 때문에 앞에 놓여 있는 여러 휴대폰 중 하나를 집어 직접 인스타그램을 열어 시험해봤는데 그 과정에서 실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 의도는 전혀 아니었지만 잘못한 게 맞으니 프로세스를 다시 점검하고 재발방지안을 마련하겠다"며 "해당 직원은 근무 성적도 좋은 편이다. 사사로운 감정으로 의도를 갖고 고객의 휴대폰을 만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