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 벌인 여중생 선후배 쌍방폭행 처벌 논란…"보완 수사중"

후배 여학생 부모 "정당방위로 맞선 피해자 처벌하는 것은 부당" 항의

뒷담화를 이유로 몸싸움을 벌인 여중생 폭행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양측을 쌍방폭행으로 처벌하는 방침을 세웠다가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18일 오후 광주 남구 한 아파트 정자에서 중학교 2학년 A양과 같은 학교 3학년 B양이 시비 끝에 몸싸움을 벌였다.

A양이 뒷담화를 했다는 이유가 다툼의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B양이 몸싸움에서 밀리자 일행이었던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 C양이 A양을 밀쳐냈다.

다툼에는 개입하지 않았지만 사건 현장 주변에는 B양의 친구 등 6명이 더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툼은 아파트 경비원이 현장을 목격하고 제지하면서 일단락됐다.

이후 A양은 전치 2주의 상해진단서와 함께 현장에 있었던 8명을 모두 경찰에 고소했고, B양 역시 "나도 폭행을 당했다"며 A양을 맞고소했다.

양측 고소인 조사와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사건 장면과 전후 사정을 확인한 경찰은 양측에 모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고 A양과 B양 측 8명 등 모두 9명을 입건했다.

특히 직접적인 몸싸움을 한 A양에게는 폭행 혐의를, B양과 C양에게는 공동상해 혐의를 적용해 쌍방 폭행으로 처벌하는 방침을 세웠다가 논란이 일었다.

A양 부모가 "정당방위 차원에서 맞선 것인데 피해자를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경찰에 거세게 항의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B양 측이 과거에도 돈을 빼앗는 등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뒤늦게 새로운 의혹이 제기된 만큼 사건 송치를 미루고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보강 수사를 하기로 했다.

또 수사 결과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일지 않도록 전문가가 참여한 관련 위원회를 개최해 혐의 적용 등 사건 처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폭행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6명에 대해서도 혐의 적용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공정하고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