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 하시모토 다이키. 사진=REUTERS
도쿄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 하시모토 다이키. 사진=REUTERS
도쿄올림픽 남자 체조 개인종합 경기 결과를 두고 중국과 일본 누리꾼들이 충돌하고 있다. 국제체조연맹이 진화에 나섰지만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30일 중국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웨이보에는 지난 28일 남자 체조 개인종합경기를 두고 일본에 대한 비난 글이 쏟아지고 있다. 마루운동, 안마, 링, 도마, 평행봉, 철봉 등 6개 종목을 합산해 우승자를 가리는 이 대회 금메달을 석연찮은 판정으로 일본 하시모토 다이키가 차지했다는 것이다.

종합 점수는 하시모토 88.465점, 중국 샤오뤄텅 88.065점으로 하시모토가 금메달을, 샤오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 누리꾼들은 하시모토가 도마 착지에서 매트를 벗어나는 실수를 해 14.7점을 받았는데 같은 동작에서 실수를 하지 않은 중국 샤오뤄텅도 14.7점을 받았다는 점을 특히 비판하고 있다. 하시모토가 적절한 감점을 받지 않으면서 샤오가 간발의 차로 금메달을 빼았겼다는 주장이다.
하시모토의 착지 모습(왼쪽)과 중국 누리꾼들의 그림. 사진=트위터
하시모토의 착지 모습(왼쪽)과 중국 누리꾼들의 그림. 사진=트위터
중국 누리꾼들은 하시모토와 샤오의 착지 장면을 비교하는 등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만들어 편파 판정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금메달을 빼앗겼다", "심판도 일본 선수였다"는 비난을 남겼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도 "샤오가 0.4점 부족해 금메달을 놓쳤다"며 판정 논란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시모토의 SNS에도 "뇌물로 메달을 손에 넣어 행복하냐", "다리 한쪽이 삐져나오도록 뛰고도 14.7점" 등의 중국어로 쓰여진 악플이 달렸다. 일본 누리꾼들 역시 "제멋대로 선수를 비방하는 이들을 처벌해야 한다", "악플을 남긴 중국인들이 익명성에 숨지 못하도록 추적해야 한다", "악질적인 중국 공산당은 동계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없다"며 맞불을 놨다.

양국 누리꾼들의 감정싸움으로 번질 조짐이 일자 국제체조연맹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하시모토의 점수에 많은 의견이 나왔지만 심판의 판단은 정확했다"고 밝혔다. 마루카와 다마요 올림픽담당상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선수들의 SNS에 익명으로 비방을 남기는 행위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