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회장
조현준 회장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효성첨단소재 등 효성그룹 ‘소재 3총사’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이들 회사의 각 주력 제품인 스판덱스와 폴리프로필렌(PP), 타이어코드는 글로벌 품귀 현상으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 됐다. 올 2분기에도 이들 3개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배경이다. 소재 3총사의 화려한 실적에 힘입어 효성그룹은 올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소재 3총사' 진격…조현준의 효성, 첫 영업이익 2조 돌파 눈앞
효성티앤씨는 올 2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2조1420억원, 영업이익 3871억원을 올렸다고 30일 잠정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82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효성티앤씨의 주력 제품은 ‘섬유산업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다.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신소재로 강도와 신축성이 좋아 등산복, 레깅스 등 스포츠 의류에 사용된다.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32%로, 세계 1위다.

효성 관계자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판덱스가 들어간 운동복 수요가 급증하면서 실적이 대폭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은 주력 제품인 PP 가격 급등으로 전년 동기(36억원) 대비 1881% 증가한 7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PP는 배관이나 섬유, 필름, 의료용 제품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해운 화물대란 여파로 PP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서 가격이 연초 대비 50%가량 올랐다.

효성첨단소재는 타이어 강도를 높여주는 보강재인 타이어코드가 ‘효자 제품’이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178억원으로, 전년 동기(-428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전방산업인 자동차와 타이어 업황이 개선되면서 타이어코드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컸다. 이 회사의 글로벌 폴리에스테르(PET) 타이어코드 시장점유율은 50%로 독보적 1위다.

투자업계에선 효성 소재 계열사와 효성중공업, 지주사인 ㈜효성을 합친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올해 2조1000억~2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전 세계 공장 가동이 중단된 여파로 효성그룹의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이 4627억원에 그친 것에 비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효성그룹은 창사 이후 2016년과 2019년 두 차례 영업이익 1조원을 넘었을 뿐 2조원 벽을 넘지 못했다.

수소 등 신성장동력 발굴

효성은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산업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앞서 효성그룹은 2018년 6월 효성을 지주사로 두고, 효성티앤씨·효성화학·효성첨단소재·효성중공업 등 4개 사업부로 인적분할했다. 각 소재 계열사는 각 사업이 긴밀하게 연계된 구조다.

효성화학은 PP와 고순도 테레프탈산(TPA) 등 합성수지를 만든다. 효성티앤씨는 이를 토대로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원사를 생산한다. 효성첨단소재도 효성화학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는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일 수 있지만 섬유·화학업종 시황이 나빠지면 실적이 한꺼번에 영향받을 수 있다. 시황에 따라 매년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이 요동치기도 한다. 효성그룹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수소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해 11월 창립 54주년 기념사에서 “100년 기업을 만들기 위해선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효성그룹은 효성중공업을 앞세워 수소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지난해 글로벌 가스·화학 전문기업 린데와의 합작을 통해 효성화학의 용연공장 부지에 연산 1만3000t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짓는다. 2023년 5월부터 본격 가동에 나설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해 액화수소 생산능력을 3만9000t까지 확대한다. 효성첨단소재도 자동차 강판을 대체할 신소재로 꼽히는 탄소섬유 양산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