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비상인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27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시민이 디즈니 스토어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REUTERS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비상인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에서 27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시민이 디즈니 스토어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REUTERS 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만으론 코로나19를 완전히 피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했다.

CDC는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 재확산을 막으려면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기초 방역수칙을 준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CDC 연구진은 지난 3일부터 17일까지 매사추세츠주 바스테이블카운티에서 열린 각종 행사와 관련돼 코로나19에 걸린 주민 469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바스테이블카운티 주민이나 방문객 사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보건당국에 접수된 시점은 10일이고, 코로나19에 걸린 이들은 사람이 밀집한 각종 실내외 행사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 감염자 중에 346명(74%)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접종자는 159명이고, 모더나 백신을 맞은 사람은 131명,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은 56명이다.

백신 접종에도 확진된 '돌파감염'자 중 271명(5분의 4)은 감염 증상이 있다고 보고했다. 전체 분석 대상 감염자 중 병원에 입원한 사람은 5명이고 숨진 사람은 없다.

이번 분석에서 주목되는 점은 백신 접종 완료 후 돌파감염된 127명과 백신 미접종·한 차례 접종 후 감염된 84명의 검체를 비교한 결과 양측 콧속 바이러스 양이 비슷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와 관련해 "백신 접종자가 전염력이 높은 변이를 확산시켜 최근 재확산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가설을 지지하는 핵심 증거"라고 전했다.

CDC 연구진은 "보건당국과 행사 주최자는 코로나19 전염률이나 현재의 백신 접종 대상 등을 바탕에 두고 참여인원 제한 등 추가 조처도 지속해서 검토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지 않은 지역 보건당국도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 공공장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방역조처 확대시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CDC는 지난 27일 코로나19 전염률이 높은 지역에선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 공공장소에선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앞서 지난 5월 중순 내놓은 지침을 두 달여 만에 뒤집었다. 당시 CDC는 백신을 접종자는 실외는 물론 실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지침을 바꿔 다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이유는 델타 변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스테이블카운티 감염자 중 89%가 델타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또한 돌파감염사례도 늘고 있다. WP가 최근 입수해 보도한 CDC 내부 문건에 따르면 미국에선 주당 약 3만5000건의 돌파감염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