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뽑았더라면…올림픽축구서 부동산대책 실패 보였다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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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올림픽 경기전략과 주택정책
다양한 전문가 의견 반영해야
올림픽 경기전략과 주택정책
다양한 전문가 의견 반영해야
지난달 31일 저녁 전국민이 기대했던 도쿄올림픽 구기종목 3개 경기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아 방송3사가 모두 중계했던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야구 최강 미국과의 예선전,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을 펼친 여자배구 예선 경기입니다. 가장 관심이 높았던 멕시코와의 남자축구 8강전(3-6 패배, 토너먼트 탈락)은 방송3사 합산 시청률이 25.5%나 됐지만, 전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됩니다.
축구를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은 아마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겁니다. 손흥민 선수(토트넘 홋스퍼)만 있었다면 저렇게 치욕적 패배는 안 당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아무리 토트넘에서 손흥민 선수 출전에 대한 허락을 최종명단 발표 하루 전에 통보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발탁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손흥민 선수는 그 존재만으로도 상대팀 수비 전체가 분산될 수 있습니다. 실제 원톱이 가능한 스피드와 골 결정력도 갖췄습니다. 그런데 순전히 감독 혼자 최종명단 구상을 마치고 손흥민의 '부상 우려'를 이유로 제외했다는 것은 이번 멕시코전 참사를 통해 얼마나 잘못된 결정이었고, 한국 축구를 전세계에 망신을 준 결정인지 확실하게 보여줬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주변 전문가들과 충분히 상의하고 그 의견을 모두에게 되묻고 나서 올림픽에 출전해야 할 결정했어야 하는데, 감독이 이러한 결정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올림픽 9회 연속 우승을 한 여자양궁 단체전의 경우를 보면 얼마나 철저하게 시스템적으로 결정하고 지원했는지 수많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훈련 과정에서 협회 회장사인 현대자동차가 얼마나 과학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했는지도 조명됐습니다. 결정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선발전에서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를 무조건 우선 출전시킨다는 공정성이 있었기에 이러한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선수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겁니다.
방송3사가 일제히 축구 중계를 하고 KBS는 야구 중계까지 별도로 했지만, 사실 전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경기는 여자배구 일본전이었습니다. 여기에서도 우리는 선수의 중요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바로 김연경 선수의 역할입니다. 엄청난 공격 득점은 물론 리시브부터 블로킹까지 한 선수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너무나 잘 보여줬습니다.
왜 손흥민 선수가 우리 올림픽 대표에 합류 못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올림픽과 같이 중요한 대회를 참가할 때에는 4년 내내 준비를 해야합니다. 또 그 준비과정에서 선수 실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고, 한 명이 아닌 전문가 여러 명이 가장 확실한 결정인지 되풀이 확인해봐야 합니다. 이런 점이 주택정책과도 비슷합니다. 주택은 계획 단계부터 건설될 때까지 빨라야 5년에서 10년 이상 걸립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그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도 계속 바뀌고, 정책도 같이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한 번 결정이 잘못되면 얼마나 큰 문제가 발생하는지 잘 모르고 모든 정부에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990년 이후 '부동산대책'이 발표 안 된 적 있는지 찾아보십시오. 폭등해도 문제지만 폭락해도 문제입니다. 모든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는데 과연 국민들은 잘했다고 했을까요. 물론 모든 정책은 국민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국민들이 나중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해 추진한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반응이 안 좋으면 바로 대책을 바꾸죠.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면 국민들도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됩니다.
물론 내년의 대선 및 지자체장 선거를 의식 않을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중장기 계획은 항상 국내 인구 및 지방균형발전, 미래 기술의 반영 등을 어느정도 일정하게 균형을 맞춰 수립돼야 합니다. 청년들, 신혼부부들, 중장년층, 고령층 및 은퇴자들의 주거문제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안정적으로 흔들림없이 추진할 수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여론조사도 쉽게 할 수 있으니 결정할 때는 가능한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참고해야 합니다.
투기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때에도 투기를 한 번도 해보지 않으신 분들이 결정하면 계속 편법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요. 각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골고루 신속하게 듣고 계획을 세워야 그 정책이 신뢰를 얻고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경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좋은 사례와 안 좋은 사례까지 골고루 나오고 있습니다. 주택정책도 잘 따져보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자배구 일본전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아 방송3사가 모두 중계했던 올림픽 남자축구 8강전, 야구 최강 미국과의 예선전,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을 펼친 여자배구 예선 경기입니다. 가장 관심이 높았던 멕시코와의 남자축구 8강전(3-6 패배, 토너먼트 탈락)은 방송3사 합산 시청률이 25.5%나 됐지만, 전국민을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고 생각됩니다.
축구를 조금이라도 아시는 분은 아마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겁니다. 손흥민 선수(토트넘 홋스퍼)만 있었다면 저렇게 치욕적 패배는 안 당했을 것이라고 말입니다. 아무리 토트넘에서 손흥민 선수 출전에 대한 허락을 최종명단 발표 하루 전에 통보했다고 하더라도 무조건 발탁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손흥민 선수는 그 존재만으로도 상대팀 수비 전체가 분산될 수 있습니다. 실제 원톱이 가능한 스피드와 골 결정력도 갖췄습니다. 그런데 순전히 감독 혼자 최종명단 구상을 마치고 손흥민의 '부상 우려'를 이유로 제외했다는 것은 이번 멕시코전 참사를 통해 얼마나 잘못된 결정이었고, 한국 축구를 전세계에 망신을 준 결정인지 확실하게 보여줬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주변 전문가들과 충분히 상의하고 그 의견을 모두에게 되묻고 나서 올림픽에 출전해야 할 결정했어야 하는데, 감독이 이러한 결정을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올림픽 9회 연속 우승을 한 여자양궁 단체전의 경우를 보면 얼마나 철저하게 시스템적으로 결정하고 지원했는지 수많은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훈련 과정에서 협회 회장사인 현대자동차가 얼마나 과학적으로 훈련할 수 있도록 지원했는지도 조명됐습니다. 결정적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는 선발전에서 가장 기록이 좋은 선수를 무조건 우선 출전시킨다는 공정성이 있었기에 이러한 쾌거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선수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 겁니다.
방송3사가 일제히 축구 중계를 하고 KBS는 야구 중계까지 별도로 했지만, 사실 전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경기는 여자배구 일본전이었습니다. 여기에서도 우리는 선수의 중요함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바로 김연경 선수의 역할입니다. 엄청난 공격 득점은 물론 리시브부터 블로킹까지 한 선수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너무나 잘 보여줬습니다.
왜 손흥민 선수가 우리 올림픽 대표에 합류 못했는지 뼈저리게 느껴졌던 순간이었을 것입니다. 올림픽과 같이 중요한 대회를 참가할 때에는 4년 내내 준비를 해야합니다. 또 그 준비과정에서 선수 실력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뤄져야 하고, 한 명이 아닌 전문가 여러 명이 가장 확실한 결정인지 되풀이 확인해봐야 합니다. 이런 점이 주택정책과도 비슷합니다. 주택은 계획 단계부터 건설될 때까지 빨라야 5년에서 10년 이상 걸립니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그 정책을 총괄하는 수장도 계속 바뀌고, 정책도 같이 바뀌게 됩니다. 하지만 한 번 결정이 잘못되면 얼마나 큰 문제가 발생하는지 잘 모르고 모든 정부에서 실수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990년 이후 '부동산대책'이 발표 안 된 적 있는지 찾아보십시오. 폭등해도 문제지만 폭락해도 문제입니다. 모든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는데 과연 국민들은 잘했다고 했을까요. 물론 모든 정책은 국민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국민들이 나중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해 추진한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반응이 안 좋으면 바로 대책을 바꾸죠.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면 국민들도 정부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됩니다.
물론 내년의 대선 및 지자체장 선거를 의식 않을 수는 없겠지요. 그래도 중장기 계획은 항상 국내 인구 및 지방균형발전, 미래 기술의 반영 등을 어느정도 일정하게 균형을 맞춰 수립돼야 합니다. 청년들, 신혼부부들, 중장년층, 고령층 및 은퇴자들의 주거문제를 어떻게 하면 좀 더 안정적으로 흔들림없이 추진할 수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여론조사도 쉽게 할 수 있으니 결정할 때는 가능한 많은 국민들의 의견을 참고해야 합니다.
투기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할 때에도 투기를 한 번도 해보지 않으신 분들이 결정하면 계속 편법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요. 각 분야별 전문가 의견을 골고루 신속하게 듣고 계획을 세워야 그 정책이 신뢰를 얻고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경기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좋은 사례와 안 좋은 사례까지 골고루 나오고 있습니다. 주택정책도 잘 따져보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자배구 일본전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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