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시진핑의 3不 정책…韓 증시, 본격 조정 빌미되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反시진핑 세력·미국을
공산당 최대의 적 꼽아
새롭게 뜨는 엘리트들
'3不 정책' 대대적 호응
韓, '안미경중' 고집하다
갈라파고스 함정 빠질라
공산당 최대의 적 꼽아
새롭게 뜨는 엘리트들
'3不 정책' 대대적 호응
韓, '안미경중' 고집하다
갈라파고스 함정 빠질라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시진핑의 3不 정책…韓 증시, 본격 조정 빌미되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8/07.19263091.1.jpg)
3불 정책은 시 주석의 장기집권 야망과 연관이 있다. 지난 3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1978년 개방을 표방한 이래 추진해온 수출 지향적 성장 정책을 포기하고 내수 위주의 쌍순환 전략을 채택했다. 사회주의 성장 경로상 외연적 단계에서 내연적 단계로 이행하는 목적도 있지만, 이전 지도자와 차별화하는 ‘지우기’ 의도도 강하다.
![[한상춘의 국제경제 읽기] 시진핑의 3不 정책…韓 증시, 본격 조정 빌미되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108/AA.27105290.1.jpg)
시 주석 취임 이후 추진해온 위안화 국제화 과제를 한 단계 끌어올려 디지털 위안화를 달러화를 대신할 수 있는 기축통화로 구축하려는 로드맵을 앞당기고 있다. 당초 느긋했던 미국이 늦어도 9월까지 디지털 달러화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선언할 만큼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시 주석의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실현해 나가는 데 최대의 적(敵)은 ‘반시진핑 세력층’과 ‘미국’이다. 4월에는 ‘디지털 위안화 조기 정착’이란 외형상 이유를 내걸고 반시진핑 세력의 소득 탈루와 재산 해외 도피 창구로 악용되고 있는 암호화폐 사용과 보전을 전면 금지했다.
국가권력까지 넘볼 정도로 커지고 반시진핑 성향을 띠고 있는 빅테크 기업에 대해서도 ‘미국과 정보 교류 차단’이라는 명목으로 강하게 규제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상장 규제, 빅데이터 정보 공유, 반독점법 적용 범위 확대, 지분 없이 기업을 지배하는 가변이익실체(VIE) 금지 등 수단도 다양하다.
조 바이든 정부의 ‘중국 때리기’ 주역인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의 전략, 즉 설리번 패러다임이 주효한 요인도 있지만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의 상징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시진핑 정부의 테크래시로 더 많은 빅테크 기업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해야 할 것은 3불 정책이 시 주석을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파워 엘리트들의 ‘충성 신호’와 ‘아첨 인플레이션’으로 호응이 높다는 점이다. 두 단어는 로마 제국의 칼리굴라 황제부터 북한의 김일성 일가에 이르기까지 독재정권의 파워 엘리트들이 취하는 행동 유사성을 분석한 세비에르 마르케스(뉴질랜드)의 개인숭배 생성 메커니즘 논문에 나오는 핵심어다.
국내 증권사를 중심으로 중국의 3불 정책이 일회성에 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나 앞으로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어느 국가보다 중국 편향적인 우리로서는 대외경제 정책상 균형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북한과의 관계를 생각해 ‘안미경중(安美經中)’ 기조를 고집하다간 갈라파고스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