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나비가 날아오르는 시간 - 김용택(1948~)
교회당 종소리가 다섯번째 울리면
나는 사과밭으로 달려갈 거예요
그 종소리가 끝나기 전에
사과밭 셋째 줄 여섯번째 나무 아래 서 있을래요
오세요
종을 여섯 번만 치고
그 종소리가 끝나기 전에

나비는 얼마나 먼 데서 달려오다가 날개를 달고 날아올랐을까요

-시집 《나비가 숨은 어린나무》(문학과지성사) 中

푸른 사과밭의 전경과 교회당 종소리가 은은하게 펼쳐져 보이는 듯한 시입니다. 나비가 먼 데서 달려오다 날아오르는 순간처럼 우리의 힘겹고 고단한 일상에도 좋은 날이 온다면 좋겠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에도,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언젠가는 끝이 있겠지요. 교회당 종소리를 함께 들으며 모두 같은 마음으로 바라봅니다.

주민현 시인(2017 한경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