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서정, 여홍철 부녀 /사진=연합뉴스, 한경DB
여서정, 여홍철 부녀 /사진=연합뉴스, 한경DB
여서정이 한국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가운데,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11년 전 예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여서정은 지난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도쿄 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KBS 해설위원으로 딸의 경기를 생중계한 '원조 도마의 신' 여홍철 교수는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아 동메달!"이라며 감격했다. "기계체조 여자선수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고 의미를 정확히 짚어주기도 했다.
여서정의 활약과 함께 온라인 상에서는 2010년 그의 가족들이 아침 교양프로그램에 출연해 했던 발언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국가대표 체조 선수를 꿈꾸고 있던 여서정은 "6~7세부터 이미 체조선수가 꿈이었다. 언니들 체조 시합하는 모습에 반했다"며 "훌륭한 국가대표가 돼 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여홍철은 "서정이가 숫자 2와 관련이 많다. 서정이는 2002년 2월 20일 2시 15분에 태어났다"면서 "2020년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을 목표로 세워놨다"고 전했다. 이로부터 약 11년 뒤, 실제로 여서정은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를 마친 여서정은 "그동안 열심히 준비했는데 너무 기쁘다"며 "아쉽지 않다. 만족한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일본에 온 뒤 자신감이 많이 없어져서 아빠랑 문자를 많이 주고받았다. 아빠가 장문으로 많은 글을 써줬고, 지금껏 잘해왔으니 열심히 준비하라는 격려를 해줬다"고 털어놨다.

이제 목표는 아버지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여서정은 "아빠가 있어서 그간 부담도 많았고 보는 시선도 많았다"면서 "이제는 더 열심히 준비해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중계 해설위원으로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여홍철은 즉각 화답했다. 그는 "이제는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 당연히 나를 넘어서야 한다"며 뿌듯해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