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올린 韓철강, 친환경 기술 확보 총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포스코, 상반기 영업이익 3.7조
현대제철 8492억 '역대 최대'
글로벌 환경 규제 대비
탄소 중립·사업 다각화 박차
현대제철 8492억 '역대 최대'
글로벌 환경 규제 대비
탄소 중립·사업 다각화 박차
국내 철강산업의 쌍두마차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상반기 나란히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전, 자동차, 조선, 건설 등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와 자국 내 원자재 가격 안정을 위해 철강 생산량을 줄인 중국 정부의 조치가 맞물리면서다.
하반기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량에 맞춰 철강제품에 사실상 세금을 매기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은 친환경 기술 확보와 신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제철도 2분기 54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기존 최대 실적인 2015년 2분기 4330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 8492억원은 1953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다. 시장은 두 업체가 올해 각각 7조4000억원, 1조7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업체들의 호실적은 제품 가격 상승이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가격 지표로 활용되는 중국 내수 가격을 기준으로 6개월 전에 비해 열연강판은 27.8%, 냉연강판은 41.3%, 후판은 25.3% 각각 올랐다. 올해 4월 기준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내린 ‘조강 감산령’으로 공급까지 빡빡해졌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임과 동시에 자국 내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막기 위해 내려진 조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가전 등 전체적으로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의 수출 억제 조치 등 추가적 규제로 빡빡한 국내 철강 수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긍정적인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환경 규제 움직임은 한국 업체에는 리스크(위험)임과 동시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14일 EU 집행위원회는 탄소국경조정제도 초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2023년부터 EU가 수입하는 제품의 탄소함유량에 탄소 가격을 부과해 징수한다는 것이 이 제도의 골자다. 철강, 비료, 알루미늄, 시멘트, 전기 등 고탄소 배출 제품이 주요 부과 대상이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탄소세 부과 이후 현재 수출 수준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각사 영업이익의 1.1%, 2.6%에 달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론 비용 증가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경쟁력이 약한 업체가 도태하면서 살아남은 업체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서의 탄소 배출은 대부분 철광석을 녹이는 고로에서 발생한다. 포스코는 2026년을 목표로 액화천연가스(LNG), 코크스로가스(COG)를 활용해 고로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직까지는 연구실 단계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해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30년까지 배터리의 원료인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 체제를 갖춰 배터리 소재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순수 철강업체인 현대제철 역시 친환경 공법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제철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폐열 및 부생가스를 이용해 연산 3500t급 친환경 수소 생산 공정을 갖췄다. 향후 37만2000t까지 확대해 연간 18만 대의 수소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하반기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량에 맞춰 철강제품에 사실상 세금을 매기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에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은 친환경 기술 확보와 신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철강업체 ‘어닝 서프라이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서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포스코는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8조2900억원, 영업이익 2조20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 34조3600억원, 영업이익은 3조7500억원에 달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현대제철도 2분기 54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기존 최대 실적인 2015년 2분기 4330억원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상반기 영업이익 8492억원은 1953년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이다. 시장은 두 업체가 올해 각각 7조4000억원, 1조7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업체들의 호실적은 제품 가격 상승이 견인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가격 지표로 활용되는 중국 내수 가격을 기준으로 6개월 전에 비해 열연강판은 27.8%, 냉연강판은 41.3%, 후판은 25.3% 각각 올랐다. 올해 4월 기준 철강 수요는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 4월 내린 ‘조강 감산령’으로 공급까지 빡빡해졌다.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행보임과 동시에 자국 내 원자재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막기 위해 내려진 조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조선·가전 등 전체적으로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국의 수출 억제 조치 등 추가적 규제로 빡빡한 국내 철강 수급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긍정적인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소국경세 도입, 위기이자 기회”
하지만 하반기에도 긍정적 환경이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상반기 상승을 주도한 중국의 규제 동향은 국내 철강업체에 긍정적이다. 최근 블룸버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3분기 열연을 포함한 주요 철강제품에 10~25%의 수출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중국의 철강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 외 지역의 공급 축소로 철강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국의 수출 규제는 국내 철강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유럽의 환경 규제 움직임은 한국 업체에는 리스크(위험)임과 동시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7월 14일 EU 집행위원회는 탄소국경조정제도 초안을 발표했다. 이르면 2023년부터 EU가 수입하는 제품의 탄소함유량에 탄소 가격을 부과해 징수한다는 것이 이 제도의 골자다. 철강, 비료, 알루미늄, 시멘트, 전기 등 고탄소 배출 제품이 주요 부과 대상이다.
삼성증권 분석에 따르면 탄소세 부과 이후 현재 수출 수준에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각사 영업이익의 1.1%, 2.6%에 달한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론 비용 증가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도 “경쟁력이 약한 업체가 도태하면서 살아남은 업체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탈탄소·비철강 사업 강화
이에 철강업체들은 친환경 공정 개발을 통한 탄소 절감과 본업인 철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비철강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고로 공정 개선과 수소를 활용해 쇳물을 만드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철강업계에서의 탄소 배출은 대부분 철광석을 녹이는 고로에서 발생한다. 포스코는 2026년을 목표로 액화천연가스(LNG), 코크스로가스(COG)를 활용해 고로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직까지는 연구실 단계인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위해 203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30년까지 배터리의 원료인 양극재 40만t, 음극재 26만t 생산 체제를 갖춰 배터리 소재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순수 철강업체인 현대제철 역시 친환경 공법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제철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폐열 및 부생가스를 이용해 연산 3500t급 친환경 수소 생산 공정을 갖췄다. 향후 37만2000t까지 확대해 연간 18만 대의 수소전기차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