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초94→9초84→9초80…'포스트 우사인 볼트' 대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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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제이컵스, 100m 金
하루 만에 기록 0.04초 줄여
이탈리아 선수로 올림픽 최초
아무도 예상 못한 '깜짝 스타'
하루 만에 기록 0.04초 줄여
이탈리아 선수로 올림픽 최초
아무도 예상 못한 '깜짝 스타'
육상 남자 100m 세계랭킹 8위인 이탈리아의 마르셀 제이컵스(27)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물리치고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등극했다.
제이컵스는 지난 1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8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탈리아인이 올림픽 이 종목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선수가 우승한 것도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의 크리스티 린퍼드(영국) 이후 29년 만이다.
9초80은 제이컵스의 개인 최고 신기록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그의 베스트 레코드는 9초95였다. 전날 열린 100m 예선에서 9초94로 개인 최고이자 이탈리아 신기록을 세웠고, 준결선에선 9초84를 찍었다. 불과 하루 만에 또 0.04초를 줄이고 자신의 기록과 이탈리아 기록, 유럽 기록까지 갈아치운 뒤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제이컵스의 세계랭킹이 보여주듯 이탈리아 언론조차 그를 우승 후보로 거론하지 않았다.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은퇴한 뒤 처음 열리는 올림픽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고, 제이컵스라는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제이컵스는 “꿈을 꾸는 것 같다”며 “올림픽 금메달을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지만 (금메달 획득을) 해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며칠 사이 급격히 단축한 기록이 말해주듯 제이컵스의 ‘성장 속도’는 남달랐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미국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94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출생했는데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돼 한국에 배치됐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돌이 되기도 전에 이탈리아로 옮겼다. 원래 멀리뛰기를 했다. 2016년 이탈리아선수권에선 7m89로 우승했다. 뒤바람(초속 2.78m, 공식 기록은 2m 이하부터 인정)이 불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8m48을 뛴 적도 있다.
단거리로 전향한 것은 2018년이다. 그해 100m를 10초08에 주파했다. 지난해까진 10초의 벽을 깨지 못하다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올해부터 무섭게 기록을 끌어올렸다. 3월 유럽 실내육상선수권 60m 세계 기록(6초47)을 세워 다크호스로 떠오른 뒤 5월 9초95의 이탈리아 신기록(종전 9초99)을 세웠다. 도쿄에 입성한 뒤 더 빨라졌고 이탈리아 최초 육상 100m 금메달이라는 ‘대형 사고’를 쳤다.
프레드 컬리(미국)가 9초84로 은메달, 안드레이 더그래스(캐나다)는 9초89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선에서 9초83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쑤빙톈은 결선에서 6위로 경주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제이컵스는 지난 1일 일본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80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탈리아인이 올림픽 이 종목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 선수가 우승한 것도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의 크리스티 린퍼드(영국) 이후 29년 만이다.
9초80은 제이컵스의 개인 최고 신기록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그의 베스트 레코드는 9초95였다. 전날 열린 100m 예선에서 9초94로 개인 최고이자 이탈리아 신기록을 세웠고, 준결선에선 9초84를 찍었다. 불과 하루 만에 또 0.04초를 줄이고 자신의 기록과 이탈리아 기록, 유럽 기록까지 갈아치운 뒤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제이컵스의 세계랭킹이 보여주듯 이탈리아 언론조차 그를 우승 후보로 거론하지 않았다.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은퇴한 뒤 처음 열리는 올림픽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고, 제이컵스라는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제이컵스는 “꿈을 꾸는 것 같다”며 “올림픽 금메달을 어린 시절부터 꿈꿔왔지만 (금메달 획득을) 해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 며칠 사이 급격히 단축한 기록이 말해주듯 제이컵스의 ‘성장 속도’는 남달랐다. 주한미군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미국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94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출생했는데 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돼 한국에 배치됐다. 그는 어머니와 함께 돌이 되기도 전에 이탈리아로 옮겼다. 원래 멀리뛰기를 했다. 2016년 이탈리아선수권에선 7m89로 우승했다. 뒤바람(초속 2.78m, 공식 기록은 2m 이하부터 인정)이 불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진 못했지만 8m48을 뛴 적도 있다.
단거리로 전향한 것은 2018년이다. 그해 100m를 10초08에 주파했다. 지난해까진 10초의 벽을 깨지 못하다가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올해부터 무섭게 기록을 끌어올렸다. 3월 유럽 실내육상선수권 60m 세계 기록(6초47)을 세워 다크호스로 떠오른 뒤 5월 9초95의 이탈리아 신기록(종전 9초99)을 세웠다. 도쿄에 입성한 뒤 더 빨라졌고 이탈리아 최초 육상 100m 금메달이라는 ‘대형 사고’를 쳤다.
프레드 컬리(미국)가 9초84로 은메달, 안드레이 더그래스(캐나다)는 9초89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선에서 9초83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운 쑤빙톈은 결선에서 6위로 경주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