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엣지]P2P금융사 피플펀드가 음성인식 프로그램 개발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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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온투업체' 피플펀드 김대윤 대표 인터뷰
AI연구소 만들어 여신업 특화 음성인식 기술 개발 중
"6만 건의 대출 상담내역 DB화해 신용평가때 활용"
P2P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 신청
"씬파일러 대출 승인율 높아지고 고객층 확대"
AI연구소 만들어 여신업 특화 음성인식 기술 개발 중
"6만 건의 대출 상담내역 DB화해 신용평가때 활용"
P2P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 신청
"씬파일러 대출 승인율 높아지고 고객층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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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떼어먹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미리 가려내 대출을 승인해주지 않는 것이 ‘여신(與信)업’의 핵심이다. 상환 의지와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대출 희망자라면, 그에게 어느 수준의 금리와 한도가 적정한지 계산해 내야 한다. 두가지를 실패하면 부실 리스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이다.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은 전통적인 소득 정보뿐 아니라 다양한 대안정보들을 활용해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려 힘쓰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 기업인 피플펀드의 김대윤 대표(사진)는 2015년 창립 초기부터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그를 만나 신용평가 노하우와 P2P금융의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15년 설립된 피플펀드의 누적 대출액 규모는 지난 6월 기준 1조1206억원으로 온투업체 승인을 받은 7개사 중 가장 많다. 김 대표는 피플펀드를 창업하기 전에 베인앤드컴퍼니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일한 바 있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1.5금융(1금융과 2금융의 중간)’ 모델을 주장하고 계십니다.
“대기업에서 25년 근무했고 자산이 어느 정도 이상인 우량 고객이라면 연체 걱정 없이 대출을 해줄 수 있죠. 문제는 신용등급 5~6등급 이하 중저신용자들입니다. 특히 저축은행 신용대출이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을 사용한 적이 있거나 연체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고금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분들 중에서도 상환 의지와 여력이 충분한 사람들이 많아요. 이들을 찾아내 보다 유리한 금리와 한도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러한 혁신이 가능한 것입니까?
“비금융 데이터를 포함해 보다 많은 데이터를 대출 심사 때 따져보고 있습니다. 머신러닝 기술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러 변수를 대입해 고객층을 계속 세분화하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령 A 유형 고객들은 부실을 낼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금리를 연 3% 높여 대출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일정 시간 지나고 봤더니 A 유형이 더이상 부실을 내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른 매크로 요소들을 찾습니다. A고객군을 B,C,D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모형을 만들어 가는 식입니다.”
(피플펀드가 펴낸 ‘2020 애뉴얼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피플펀드 개인신용대출 상품의 평균금리는 연 11.2%로 저축은행(연 15.3%), 캐피탈(연 14.2%), 카드(연 12.8%)보다 낮다.)
▶최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하셨습니다.
“P2P 업계 최초의 시도입니다. 저희가 아무리 신용평가를 고도화했더라도 고객에 대한 기본 정보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많습니다. 실제로 저희 고객의 70%는 비교적 소득 정보가 정확한 직장인들입니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지면 주부나 학생, 개인사업자 같은 ‘씬파일러(금융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혜택이 커질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습니까?
“은행 수신데이터와 카드 소비데이터를 얻을 수 있죠. 금융행동 패턴과 소비 패턴 정보도 볼 수 있습니다. 통신비와 보험료 납입 정보도 굉장히 좋은 정보입니다. 가령 연체 이력이 있는 A라는 대출 희망자의 마이데이터를 살펴보니 통장잔고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과소비 없이 소비 패턴도 안정적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대출이 가능할 수 있겠죠. 마이데이터를 통해 대출 승인율이 높아지고 고객층이 확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금융사들은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 측면에서 마이데이터를 신청한 곳이 많은데, 저희는 신용평가모델 고도화 측면에서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려 합니다.” ▶지난 4월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하셨습니다.
“여신업에 특화된 STT(Speech to Text·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려 합니다. 대화내용 같은 음성을 문자로 바꿔주는 기술이죠.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미 STT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금융용어는 어렵죠. ‘원리금 균등상환’ 같이 어려운 단어들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1년 안에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피플펀드가 STT 기술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신용평가 고도화의 일환입니다. 6만건의 고객 대출상담 녹취록을 분석하려 합니다. 가령 ‘대출금은 언제 나오나요?’ 같이 특정 단어를 반복하는 고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돈이 급한 것이죠. 이들은 향후 부실 리스크가 높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가정의 영역입니다. 또 통장 내역을 공유해 달라는 다소 예민한 질문에 대한 반응, 목소리의 높낮이, 감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지 등도 살펴볼 수 있겠죠. 이런 것들을 분석한다면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겠죠.”
▶아무리 촘촘하게 대출심사를 해도 부실이 ‘제로’일 수는 없습니다.
“신용등급이 너무 좋은 고객이 있었습니다. 소득도 월 500만~600만원씩 나와 대출 승인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개인파산을 해버린 겁니다. 왜그런지 봤더니 6개월 전에 많은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걸 다 갚아서 신용이 확 올랐던 것입니다. 그후 더 많은 액수를 빌린 다음에 파산을 해버린 셈이죠. ‘통대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가령 대출 2000만원 갖고 있는 사람에게 업자가 접근해 ‘내가 다 갚아줄게. 등급 올라가고 낮은 금리로 더 많이 대출받을 수 있게 될테니 수수료만 줘’라고 말하는 것이죠. 피플펀드는 최근 갑자기 신용점수가 확 좋아진 대출 희망자에 대해선 리뷰를 하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지난 6월 1호 온투업체로 등록된지 두달여가 흘렀습니다.
“투자금 모집 속도가 4배 빨라졌습니다. 저희에 대한 파트너 금융사들의 기대도 커진 것 같습니다. 비은행권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온투업체가 7곳으로 늘어났습니다. 온투업권의 성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온투업은 두가지 측면에서 매력이 있는 라이선스입니다. 온투업은 자본금 등과 상관없이 규모를 원하는 속도 만큼 키울 수 있습니다. 다른 금융사들에 적용되는 총자본비율(BIS)이나 총자산 규제 등이 없습니다. 굉장히 큰 매력이죠. 또 대출중개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평가모델이 좋아도 피플펀드를 찾아오는 모든 고객에게 대출을 해줄 수 없습니다. 이들을 다른 2금융권에 연계해줄 수 있습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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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떼어먹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미리 가려내 대출을 승인해주지 않는 것이 ‘여신(與信)업’의 핵심이다. 상환 의지와 능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대출 희망자라면, 그에게 어느 수준의 금리와 한도가 적정한지 계산해 내야 한다. 두가지를 실패하면 부실 리스크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이다. 최근 국내 금융회사들은 전통적인 소득 정보뿐 아니라 다양한 대안정보들을 활용해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하려 힘쓰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금융) 기업인 피플펀드의 김대윤 대표(사진)는 2015년 창립 초기부터 신용평가모델 고도화를 통해 중금리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그를 만나 신용평가 노하우와 P2P금융의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15년 설립된 피플펀드의 누적 대출액 규모는 지난 6월 기준 1조1206억원으로 온투업체 승인을 받은 7개사 중 가장 많다. 김 대표는 피플펀드를 창업하기 전에 베인앤드컴퍼니와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일한 바 있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1.5금융(1금융과 2금융의 중간)’ 모델을 주장하고 계십니다.
“대기업에서 25년 근무했고 자산이 어느 정도 이상인 우량 고객이라면 연체 걱정 없이 대출을 해줄 수 있죠. 문제는 신용등급 5~6등급 이하 중저신용자들입니다. 특히 저축은행 신용대출이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을 사용한 적이 있거나 연체 이력이 있다는 이유로 고금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분들 중에서도 상환 의지와 여력이 충분한 사람들이 많아요. 이들을 찾아내 보다 유리한 금리와 한도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러한 혁신이 가능한 것입니까?
“비금융 데이터를 포함해 보다 많은 데이터를 대출 심사 때 따져보고 있습니다. 머신러닝 기술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여러 변수를 대입해 고객층을 계속 세분화하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령 A 유형 고객들은 부실을 낼 확률이 높다고 판단해 금리를 연 3% 높여 대출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일정 시간 지나고 봤더니 A 유형이 더이상 부실을 내지 않습니다. 그러면 다른 매크로 요소들을 찾습니다. A고객군을 B,C,D 등으로 세분화하면서 모형을 만들어 가는 식입니다.”
(피플펀드가 펴낸 ‘2020 애뉴얼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피플펀드 개인신용대출 상품의 평균금리는 연 11.2%로 저축은행(연 15.3%), 캐피탈(연 14.2%), 카드(연 12.8%)보다 낮다.)
▶최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예비허가를 신청하셨습니다.
“P2P 업계 최초의 시도입니다. 저희가 아무리 신용평가를 고도화했더라도 고객에 대한 기본 정보가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던 적이 많습니다. 실제로 저희 고객의 70%는 비교적 소득 정보가 정확한 직장인들입니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다양한 정보 접근이 가능해지면 주부나 학생, 개인사업자 같은 ‘씬파일러(금융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이 입을 수 있는 혜택이 커질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습니까?
“은행 수신데이터와 카드 소비데이터를 얻을 수 있죠. 금융행동 패턴과 소비 패턴 정보도 볼 수 있습니다. 통신비와 보험료 납입 정보도 굉장히 좋은 정보입니다. 가령 연체 이력이 있는 A라는 대출 희망자의 마이데이터를 살펴보니 통장잔고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과소비 없이 소비 패턴도 안정적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대출이 가능할 수 있겠죠. 마이데이터를 통해 대출 승인율이 높아지고 고객층이 확대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금융사들은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 측면에서 마이데이터를 신청한 곳이 많은데, 저희는 신용평가모델 고도화 측면에서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려 합니다.” ▶지난 4월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설립하셨습니다.
“여신업에 특화된 STT(Speech to Text·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하려 합니다. 대화내용 같은 음성을 문자로 바꿔주는 기술이죠.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이미 STT 모델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금융용어는 어렵죠. ‘원리금 균등상환’ 같이 어려운 단어들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1년 안에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피플펀드가 STT 기술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신용평가 고도화의 일환입니다. 6만건의 고객 대출상담 녹취록을 분석하려 합니다. 가령 ‘대출금은 언제 나오나요?’ 같이 특정 단어를 반복하는 고객이 있을 수 있습니다. 돈이 급한 것이죠. 이들은 향후 부실 리스크가 높을 수 있습니다. 물론 가정의 영역입니다. 또 통장 내역을 공유해 달라는 다소 예민한 질문에 대한 반응, 목소리의 높낮이, 감정적인 표현을 사용하는지 등도 살펴볼 수 있겠죠. 이런 것들을 분석한다면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겠죠.”
▶아무리 촘촘하게 대출심사를 해도 부실이 ‘제로’일 수는 없습니다.
“신용등급이 너무 좋은 고객이 있었습니다. 소득도 월 500만~600만원씩 나와 대출 승인을 해줬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개인파산을 해버린 겁니다. 왜그런지 봤더니 6개월 전에 많은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걸 다 갚아서 신용이 확 올랐던 것입니다. 그후 더 많은 액수를 빌린 다음에 파산을 해버린 셈이죠. ‘통대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가령 대출 2000만원 갖고 있는 사람에게 업자가 접근해 ‘내가 다 갚아줄게. 등급 올라가고 낮은 금리로 더 많이 대출받을 수 있게 될테니 수수료만 줘’라고 말하는 것이죠. 피플펀드는 최근 갑자기 신용점수가 확 좋아진 대출 희망자에 대해선 리뷰를 하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지난 6월 1호 온투업체로 등록된지 두달여가 흘렀습니다.
“투자금 모집 속도가 4배 빨라졌습니다. 저희에 대한 파트너 금융사들의 기대도 커진 것 같습니다. 비은행권 시장에서 독보적인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온투업체가 7곳으로 늘어났습니다. 온투업권의 성장성에 대해선 어떻게 보십니까?
“온투업은 두가지 측면에서 매력이 있는 라이선스입니다. 온투업은 자본금 등과 상관없이 규모를 원하는 속도 만큼 키울 수 있습니다. 다른 금융사들에 적용되는 총자본비율(BIS)이나 총자산 규제 등이 없습니다. 굉장히 큰 매력이죠. 또 대출중개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평가모델이 좋아도 피플펀드를 찾아오는 모든 고객에게 대출을 해줄 수 없습니다. 이들을 다른 2금융권에 연계해줄 수 있습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