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회장 "도쿄패럴림픽 '메달·안전' 두마리 토끼 잡을 것"
“패럴림픽 출전 선수는 ‘사선을 넘은 전사’들입니다. 장애와 질병을 겪었지만 극복해내고 세계적 선수와 기량을 겨루니까요. 그 누구보다 금메달을 원하는 사람이 바로 선수들이죠. 하지만 이번 도쿄패럴림픽은 ‘안전’을 가장 먼저 챙기겠습니다.”

도쿄올림픽이 끝나면 또 하나의 올림픽이 열린다. 장애인 선수들의 ‘패럴림픽’이다. 이달 24일부터 열리는 도쿄패럴림픽에는 14개 종목에서 86명의 한국 선수가 참가한다. 선수만큼 대회에 가슴 졸이며 참가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지난해까지 이천 선수촌장으로 훈련을 총괄하며 장애인 선수와 동고동락해온 정진완 한국장애인체육회장(사진)이다. 2000년 시드니패럴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지난 2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정 회장은 “선수·임원진 모두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치는 등 방역에 가장 철저히 대비했다”며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안전하게 대회를 치르고 오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때문에 훈련부터 무척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감염병 사태가 심각해질 때마다 이천 선수촌에 합숙한 선수의 주말 외박이 통제됐기 때문이다. 미혼 선수가 중심인 올림픽 선수단과 달리 패럴림픽 선수단은 20~6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해 가족과 떨어질 일도 많았다.

안전이 최우선이지만 금메달에 대한 기대도 빼놓을 수 없다. 올해 장애인체육회가 예상하는 금메달 수는 4~5개. 특히 도쿄패럴림픽에선 태권도와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메달에 대한 기대도 커졌다.

정 회장은 “장애인 배드민턴 세계 1위인 김경훈 선수가 출전하는 만큼 메달권을 노리고 있다”며 “한국이 종주국인 태권도에서도 주정훈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은 패럴림픽 선수를 ‘사선을 넘은 전사’라고 말한다. 그 역시도 사선을 넘어 온 메달리스트다. 1987년 교통사고를 당해 21세에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좌절에 빠질 무렵 서울에서 열린 ‘88 패럴림픽’은 그에게 제2의 인생을 열었다. “장애인 농구 선수들이 저처럼 휠체어를 타고도 코트를 자유롭게 누비는 걸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마침 제 담당 의사 선생님이 패럴림픽 의무위원이었는데 제게 선수에 도전하라고 제안하셨죠. 아쉽게도 농구는 소질이 부족했지만 사격으로 전향해 금메달까지 딸 수 있었습니다.” 그는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우리 선수들에게 국민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