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월 합당설’을 일축하며 즉각적인 합당을 요구하자 국민의당은 ‘안철수 독자 대선 출마’ 카드로 맞대응했다.

김 원내대표는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11월 야권 통합 시나리오에 대해 “그때쯤 가서 단일화하겠다고 할 만큼의 힘이 국민의당과 안철수 대표에게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안 대표가 왜 이 문제(합당)를 자꾸 지지부진 끌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하루빨리 야권 단일화에 참여하는 게 맞지, 11월에 다른 구상을 하고 있다면 또 다른 커다란 오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국민의당을 향해 “합당에 예스냐 노냐는 대답이 중요하고, 만나는 것에 대해 예스냐 노냐 답하면 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에도 합당 마감 시한을 이번주로 못 박았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최근 장외 대권 주자를 대거 영입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민의당에 합당을 압박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현재 당세로 우리가 돈과 조직이 없지, ‘가오(자존심)’까지 없는 정당은 아니다”며 “이것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야권 외연 확장을 위해 안 대표의 역할이 다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현재로선 안 대표가 대권 후보로 출마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