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젝시믹스 제공
사진=젝시믹스 제공
패션업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수혜주로 꼽히는 레깅스의 진격이 거세다. 국내 레깅스 브랜드 '톱3' 중 한 곳인 젝시믹스가 올해 상반기에만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3일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가 운영하는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 브랜드 젝시믹스는 올해 상반기 누적 703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 1분기 294억원의 매출을 거둔 데 이어 2분기에도 직전 분기 대비 19% 증가한 409억원의 매출을 올린 결과다.

사진=젝시믹스
사진=젝시믹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이 지난해 상반기 실적 수치를 집계 중인 만큼 전년과의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반기 기준으로도 고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화장품 출시가 주효했다. 다양한 콘셉트의 애슬레저룩 등을 선보이며 코로나19 팬데믹(사회적 대유행) 국면 속에서 (젝시믹스가 전사) 매출 상승의 효자노릇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호실적에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도 올 상반기 역대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2% 뛴 86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30% 감소한 46억원을 거뒀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 급성장하는 레깅스 수요를 방증한다. 재택근무 확대와 홈트레이닝 수요가 더해졌고, 레깅스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등산과 골프에 취미를 붙이면서 영역 확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요가복 및 애슬레저 시장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4년간 연평균 매출 신장률이 38.7%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스포츠 의류 전체 매출 신장률(11.35%)보다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레깅스만 따로 떼 놓으면 세계 3위 규모란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레깅스 시장 규모는 2016년 6386억원에서 지난해 762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업계에선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로 추정한다.

특히 젝시믹스를 비롯한 국내 레깅스 전문 브랜드들은 온라인 쇼핑몰 활성화와 함께 고속성장했다. 업계에 따르면 단일 브랜드 기준 '톱3'는 젝시믹스, 안다르, 뮬라웨어가 꼽힌다.

지난해에는 젝시믹스가 역대 최대 매출(1094억원) 신기록을 쓰며 안다르(759억원)를 제치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안다르는 성희롱·부당해고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주춤했지만 여전히 5%대의 매출 성장을 이어갔다. 3위인 뮬라웨어(453억원)은 매출이 53.1% 뛰었다.

각 브랜드들은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맞춰 레깅스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몸매가 덜 드러나는 실루엣의 조거팬츠 레깅스, 밑단이 넓은 벨보컴 레깅스 등으로 보다 편안한 생활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또한 패션 브랜드들 역시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닐 수 있는 '슬세권(슬리퍼+세권)'과 산행용, 골프복 등 다양한 기능의 레깅스를 앞다퉈 선보였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패션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었지만 레깅스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레깅스에 편안함을 느끼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가 소비 주요 계층이 된 만큼 이같은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