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에 5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최근 공모주에 수십조원의 자금이 몰리는 분위기인 데다 크래프톤이 하반기 최대 기대주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공모가가 다소 높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투자자의 참여가 저조했다. 이날 중국 정부의 게임산업 규제 우려로 게임주가 일제히 급락한 것도 청약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크래프톤, 1인당 최대 14주 받는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이틀 동안 3개 증권사에서 진행한 크래프톤 청약에 5조358억원의 증거금이 들어왔다. 앞서 청약을 진행한 카카오뱅크(약 58조3020억원) HK이노엔(29조171억원)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평균 청약 경쟁률은 7.79 대 1이었다. 증권사별론 미래에셋증권(9.5 대 1), NH투자증권(6.72 대 1), 삼성증권(6.88 대 1) 등이었다. 3개 증권사에서 29만6539건의 신청이 접수됐다. 중복 청약이 가능해 3개 증권사에서 동시에 청약할 수 있었음에도 신청자가 많지 않았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에서 청약을 실시한 원티드랩은 173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5조5291억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23만7467건이 접수돼 균등배정주식을 한 주도 받지 못하게 됐다. 주가가 공모가의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주관사가 공모가의 90%에 주식을 되사주는 환매청구권이 부여돼 투자자로부터 인기가 높았다.

크래프톤이 예상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이면서 청약자들은 투자금 대비 많은 주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소 청약 수량인 10주를 청약했을 때 모든 증권사에서 4주를 받을 수 있다. NH와 삼성에서는 추첨을 통해 50% 이상의 확률로 1주씩 더 받을 수 있다. 3개 증권사에 모두 10주씩 청약을 했다면 12~14주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증권사별 차이는 있지만, 평균 1억원을 증거금으로 넣었을 때 비례 배정 주식 25주를 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에 1억원을 넣었다면 균등 배정 주식 4주에 비례 배정 주식 20주 등 24주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5일 주식 배정을 마무리하고,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24조3512억원으로 넥슨,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국내 게임 대장주가 된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23조4000억원)을 제치고 시가총액 순위 16위에 오를 전망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