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일 상장 예정인 카카오뱅크에 대해 ‘상장 이후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관론이 담긴 증권가 보고서가 또 나왔다.

3일 IB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가 단기간의 재무적 성과는 보여줬지만 기존 은행주로 설명하기 어려운 밸류에이션을 부여받고 있다”며 ‘적정 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비유했다. 나무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말로 목적과 수단이 일치하지 않아 성공할 수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6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3.7배로 산출되는데 이는 기존 은행주와 비교가 안 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기존 은행주의 PBR은 0.44배, PER은 5배 안팎이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은행주가 아니라 다른 업종의 밸류에이션을 받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카카오뱅크가 성장할수록 기존 은행과 이익 구조가 비슷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1600만 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기 때문에 고객증가율은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이나 중금리대출 영역에서 성장이 가능하지만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성장하기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낮은 금리 때문에 확대 시 순이자마진(NIM) 하락 가능성이 크고, 중금리대출은 대손비용 증가가 뒤따를 것이란 의미다. 김 연구원은 “은행이 신용대출로만 성장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영역 대출로 확장해야 하는데 결국 규모가 커지면 기존 은행과 이익 구조가 비슷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 직후 주가는 수급 여건, 시장 기대 등에 힘입어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은행으로서의 성장성, 비즈니스에 대한 전망 등은 이미 밸류에이션에 반영돼 있어 추세적으로 의미 있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