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티지'의 역설…글로벌車, 2분기 깜짝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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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수급난 속 어닝 서프라이즈
포드 1.2조 닛산 0.8조 영업이익
스텔란티스, 예상치 45% 웃돌아
실적 발표 뒤 주가 일제히 뛰어
車 공급 줄었는데 수요는 폭발
미국선 신차값 6% 넘게 치솟아
현대차·기아 가격도 9.3% 올라
포드 1.2조 닛산 0.8조 영업이익
스텔란티스, 예상치 45% 웃돌아
실적 발표 뒤 주가 일제히 뛰어
車 공급 줄었는데 수요는 폭발
미국선 신차값 6% 넘게 치솟아
현대차·기아 가격도 9.3% 올라
스텔란티스, BMW, 포드, 닛산, 현대자동차·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최악의 반도체 공급난에도 불구하고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투자업계에선 생산 차질로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예상을 뒤엎고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연이은 조업 중단으로 신차 공급이 줄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 성향이 커지고, 신차값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포드는 2분기 영업이익 11억달러(약 1조2660억원)로 흑자전환했다. 일본 닛산은 756억8000만엔(약 7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이들 업체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2분기 적자를 냈던 폭스바겐도 65억4600만유로(약 8조93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차량용 반도체를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도 11억4000만달러(약 1조3100억원)의 이익을 내 추정치를 웃돌았다. 이들 기업의 주가도 2일(현지시간) 기준 실적 발표 전인 지난달 27일 대비 1~10% 뛰었다.
현대차·기아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각각 1조8860억원, 1조487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차는 7년 만의 최고 수준이며 기아는 사상 최대 이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만간 실적을 발표할 제너럴모터스 등도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업체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스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576만 대를 감산했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약 7700만 대)의 9%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2분기 절정에 달했던 반도체 공급난이 역설적으로 완성차 업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차량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폭발하면서 차량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평가기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지난 6월 신차 평균 가격은 4만2258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보다 6.36% 뛰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평균 판매가격은 3만1793달러로 무려 9.30% 상승했다. 지난해 평균 2만달러대에서 3만달러대로 한 등급 올라섰다는 평가다. 포드(9.60%), 닛산(1.70%), 폭스바겐(9.20%) 신차 값도 상승세다. 포드는 2분기 차량 한 대당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00달러 올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대기 수요가 폭발하면서 기아의 미국 전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는 대리점에 입고된 지 평균 10일 안에 주인을 찾아 미국에서 가장 빨리 팔리는 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자동차업체가 대리점에 주는 인센티브가 대폭 줄어든 것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SUV, 픽업트럭 등 비싼 차량이 많이 팔린 것도 호실적의 요인이다. 소비자들이 SUV 등 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자 자동차업체들은 한정된 수량의 반도체를 비싼 차 제조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급난이 실적 호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에 이어 미국도 자동차 수요가 정점을 찍고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미국 등 코로나19 극복이 빨랐던 국가 순서대로 수요가 고점을 찍고 하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
적자 예상한 포드·닛산 깜짝 실적
피아트크라이슬러와 푸조시트로엥이 합병해 올해 출범한 스텔란티스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86억2200만유로(약 11조7670억원)를 기록했다고 3일 발표했다. 증권업계 예상치를 45% 웃돌았다. 작년 2분기 적자를 냈던 BMW도 이날 50억500만유로(약 6조8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미국 포드는 2분기 영업이익 11억달러(약 1조2660억원)로 흑자전환했다. 일본 닛산은 756억8000만엔(약 79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이들 업체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2분기 적자를 냈던 폭스바겐도 65억4600만유로(약 8조93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차량용 반도체를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진 테슬라도 11억4000만달러(약 1조3100억원)의 이익을 내 추정치를 웃돌았다. 이들 기업의 주가도 2일(현지시간) 기준 실적 발표 전인 지난달 27일 대비 1~10% 뛰었다.
현대차·기아도 마찬가지다. 현대차와 기아는 2분기 각각 1조8860억원, 1조487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차는 7년 만의 최고 수준이며 기아는 사상 최대 이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만간 실적을 발표할 제너럴모터스 등도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국 신차 가격 사상 최고
올 2분기 글로벌 자동차업체는 재앙적 상황에 직면했다. 수요 예측 실패에 이어 일본 자동차부품회사 르네사스 공장의 화재로 심화된 반도체 쇼티지(공급 부족)가 결정적 타격을 안겨줬다. 포드는 2분기 내내 현지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해 70만 대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차·기아도 2분기 국내 공장 가동을 20여일 멈췄다.시장조사업체 오토포어캐스트솔루션스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수급난으로 576만 대를 감산했다. 지난해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약 7700만 대)의 9%에 달하는 규모다.
하지만 2분기 절정에 달했던 반도체 공급난이 역설적으로 완성차 업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차량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폭발하면서 차량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평가기관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지난 6월 신차 평균 가격은 4만2258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지난해 6월보다 6.36% 뛰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평균 판매가격은 3만1793달러로 무려 9.30% 상승했다. 지난해 평균 2만달러대에서 3만달러대로 한 등급 올라섰다는 평가다. 포드(9.60%), 닛산(1.70%), 폭스바겐(9.20%) 신차 값도 상승세다. 포드는 2분기 차량 한 대당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00달러 올랐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대기 수요가 폭발하면서 기아의 미국 전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텔루라이드는 대리점에 입고된 지 평균 10일 안에 주인을 찾아 미국에서 가장 빨리 팔리는 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자동차업체가 대리점에 주는 인센티브가 대폭 줄어든 것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SUV, 픽업트럭 등 비싼 차량이 많이 팔린 것도 호실적의 요인이다. 소비자들이 SUV 등 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자 자동차업체들은 한정된 수량의 반도체를 비싼 차 제조에 집중적으로 투입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반도체 수급난이 실적 호조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중국에 이어 미국도 자동차 수요가 정점을 찍고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미국 등 코로나19 극복이 빨랐던 국가 순서대로 수요가 고점을 찍고 하향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형규/김일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