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8·4 대책’에서 공공재건축으로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사업이 가시화된 물량은 1.6%인 808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재개발과 공공직접시행 정비사업 역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해 공급난 우려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공공재건축 후보지 중 동의율 요건을 충족해 사업시행자 지정이 가능한 물량은 서울 중랑구 망우1구역, 광진구 중곡 등 808가구로 집계됐다.

동의율 10%만 충족하면 되는 시범사업 후보지를 포함해도 네 곳, 1537가구 수준이다. 5만 가구 공급 목표의 3%가량이다. 공공재건축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기관이 시행에 참여하는 것이다. 정부는 속도와 사업성 등에서 민간 개발보다 유리하다고 홍보했지만 임대주택 건립 등 개발이익 환수가 많아 외면받고 있다.

3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던 신규 택지 개발도 주민 반발 등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주요 후보지 가운데 정식 지구로 지정된 곳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1만 가구를 짓겠다던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은 지방자치단체 반발로 물량이 절반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4000가구를 공급하려던 정부과천청사 부지는 아예 계획이 백지화돼 대체 용지를 마련하기로 했다.

지지부진한 공공개발 탓에 서울 집값은 더 불안해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최근 1년간(2020년 7월~2021년 7월) 21.8% 올랐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공이 민간보다 낫다는 정부 판단부터가 잘못됐다”며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민간 개발을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