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성추행 피해자에 2차 가해"
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철승 변호사의 상상력은 자유다. 그러나 정 변호사의 ‘가급적 여비서를 두지 마라’, ‘여성들의 친절함은 남성들이 인정받고자 열심히 하는 것과 똑같은 것 일뿐’, ‘여성이 사랑한다고 말하거나 편지를 보내온다면 그건 기분 좋게 하려는 것일 뿐’이라는 등의 발언은 상식 이하의 수준이며, 박원순 전 시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은 성추행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는 정 변호사의 막말을 왜 가만히 보고만 있나"라면서 "젠더갈등의 원조가 어디인지 민주당에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앞서 정 변호사는 "‘비극의 탄생’은 직장, 조직 생활을 하는 중간 관리자급 이상의 모든 남성들, 정치인 등 공인들도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의 그 어떤 남성도 고 박원순 시장의 젠더감수성을 능가할 사람은 없었음에도 그런 박원순조차 그렇게 죽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박 시장은 지난 9일 실종 신고가 접수됐으며 경찰 수색 7시간 만인 자정 경 서울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전 시장은 지난해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하자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하지만 최근 박 전 시장 유족 측이 명예훼손 등 혐의로 언론사 기자 등을 고소하면서 성범죄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정 변호사는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 또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확보한 피해자의 2020년 5월 정신의학과 상담 기록에는 박 전 시장이 ‘냄새가 맡고 싶다’, ‘오늘 몸매가 멋있다’, ‘너가 남자를 몰라서 결혼을 못 한 거다’, ‘집에 혼자 있어? 내가 갈까? 나 별거 중이야’ 등의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악몽을 꿨다는 피해자 진술이 담겨 있었다.
또한 박 전 시장이 러닝셔츠만 입은 자신의 사진을 보내면서 “너도 보내줘”라고 요구했으며 남성과 여성 간 성관계 과정을 줄줄이 얘기한 뒤 비밀 대화를 다 지우고 텔레그램 대화방을 나갔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