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H공포' 다시 스물스물…ELS 상환연기에 투자자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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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H지수 연계 ELS 조기상환 불발 잇따라
"8월 H지수 연계 ELS 대부분 조기상황 어려워"
"8월 H지수 연계 ELS 대부분 조기상황 어려워"
6년 전 '홍콩H지수 악몽'을 떠올리는 파생결합증권(ELS) 투자자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중화권증시의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ELS 조기상환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중화권지수(홍콩H지수·홍콩항셍지수·항셍테크지수)와 연계된 공모 ELS는 총 17조5483억원(원화·외화)어치 발행됐다. ELS는 주가가 만기날 일정범위 안에 들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증권사와 투자자가 벌이는 내기와 같다. 홍콩H지수는 변동성이 크기에 쿠폰이 높아 ELS의 기초자산으로 자주 채택돼 왔다. 최근 1년 기준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는 전체 기초자산 중 4번째로 많았다. S&P500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 코스피200지수가 1~3위를 차지했다.
최근 중화권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해당 ELS를 둘러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홍콩H지수는 지난 2월 중순 고점 대비 약 22% 하락한 상태다. 손실을 결정짓는 낙인(Knock in) 구간이 보통 발행 당일 지수 대비 50% 전후로 위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30% 가량의 여유는 남아있다.
문제는 조기상환이다. ELS는 반 년 마다 평가일이 돌아오는데, 이 평가일에 지수가 정해진 구간 안에 있어야만 조기상환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후 반 년 마다 조기상환 충족 여부를 따져야 한다. 비자발적 장기투자에 접어드는 셈이다.
이미 조기상환이 불발된 ELS도 나오기 시작했다. 첫 만기(발행 6개월 후)엔 발행일 대비 지수가 85~90%선에 들어와야만 조기상환이 가능한데 지수 하락폭이 더 거센 탓이다. 지난 1~2월에 홍콩H지수와 연계돼 발행된 공모 ELS만 6조8390억원어치인데, 이 상품들의 만기가 차례로 도달하면서 미상환 ELS가 쌓이고 있다. 4일 KB증권은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가 조기상환에 실패했다고 공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3일 홍콩H지수와 항셍지수를 따르는 4개의 ELS가 조기상환에 실패했다고 공지했다. 다른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미상환 ELS가 늘어나면서 2015년 홍콩H지수 사태를 떠올리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증시 활황을 타고 빚까지 내서 투자한 개인들이 많았는데, 정부가 이를 규제하면서 증시가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중국 경제 둔화 우려까지 높아지며 2015년 5월 1만5000선에 가까웠던 홍콩H지수는 불과 9개월 만인 2016년 2월 7500선까지 곤두박질치며 낙인 구간에 도달한 ELS가 속출했다. 다만 만기날까지 지수가 점차 회복하면서 원금 손실을 입은 ELS는 소수였다.
증권가에선 낙인을 논하긴 이르지만 조기상환 연장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중 홍콩H지수 관련 ELS는 대부분 조기상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중화권지수(홍콩H지수·홍콩항셍지수·항셍테크지수)와 연계된 공모 ELS는 총 17조5483억원(원화·외화)어치 발행됐다. ELS는 주가가 만기날 일정범위 안에 들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증권사와 투자자가 벌이는 내기와 같다. 홍콩H지수는 변동성이 크기에 쿠폰이 높아 ELS의 기초자산으로 자주 채택돼 왔다. 최근 1년 기준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는 전체 기초자산 중 4번째로 많았다. S&P500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 코스피200지수가 1~3위를 차지했다.
최근 중화권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해당 ELS를 둘러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홍콩H지수는 지난 2월 중순 고점 대비 약 22% 하락한 상태다. 손실을 결정짓는 낙인(Knock in) 구간이 보통 발행 당일 지수 대비 50% 전후로 위치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30% 가량의 여유는 남아있다.
문제는 조기상환이다. ELS는 반 년 마다 평가일이 돌아오는데, 이 평가일에 지수가 정해진 구간 안에 있어야만 조기상환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후 반 년 마다 조기상환 충족 여부를 따져야 한다. 비자발적 장기투자에 접어드는 셈이다.
이미 조기상환이 불발된 ELS도 나오기 시작했다. 첫 만기(발행 6개월 후)엔 발행일 대비 지수가 85~90%선에 들어와야만 조기상환이 가능한데 지수 하락폭이 더 거센 탓이다. 지난 1~2월에 홍콩H지수와 연계돼 발행된 공모 ELS만 6조8390억원어치인데, 이 상품들의 만기가 차례로 도달하면서 미상환 ELS가 쌓이고 있다. 4일 KB증권은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가 조기상환에 실패했다고 공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3일 홍콩H지수와 항셍지수를 따르는 4개의 ELS가 조기상환에 실패했다고 공지했다. 다른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미상환 ELS가 늘어나면서 2015년 홍콩H지수 사태를 떠올리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증시 활황을 타고 빚까지 내서 투자한 개인들이 많았는데, 정부가 이를 규제하면서 증시가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중국 경제 둔화 우려까지 높아지며 2015년 5월 1만5000선에 가까웠던 홍콩H지수는 불과 9개월 만인 2016년 2월 7500선까지 곤두박질치며 낙인 구간에 도달한 ELS가 속출했다. 다만 만기날까지 지수가 점차 회복하면서 원금 손실을 입은 ELS는 소수였다.
증권가에선 낙인을 논하긴 이르지만 조기상환 연장은 피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8월 중 홍콩H지수 관련 ELS는 대부분 조기상황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