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이후 여행·항공 등 ‘경제활동재개(리오프닝)’ 관련주와 백신주는 시소게임을 하듯 반대로 움직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될 땐 백신주가 오르고, 확산이 잦아들 땐 여행·항공주가 오르는 식이었다. 4일 증시에선 리오프닝주와 백신주가 동시에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업종을 불문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사들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날 대한항공(5.05%) 아시아나항공(3.04%) 진에어(6.17%) 티웨이항공(8.04%) 등 항공주는 일제히 상승했다. 하나투어(6.83%) 모두투어(5.15%) 등 여행사 종목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한미사이언스(7.54%) 에스티팜(6.70%) 이연제약(12.07%) 등 차세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주도 급등했다. 셀트리온은 이날 미국 트라이링크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계약을 맺고 mRNA 백신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1.70% 올랐다.

리오프닝주와 백신주 모두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대한항공을 각각 353억원, 202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그동안 외국인의 순매도로 주가가 지지부진했지만 이번주 들어 외국인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며 “증시가 바닥을 찍고 상승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생각이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의 수혜를 리오프닝주와 백신주가 함께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일반 국민까지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mRNA 백신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졌다”며 “또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아지다 보니 경제 정상화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주가가 조정받으면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는 견해도 있다. 리오프닝주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한 6월 중순 이후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었다. 오 본부장은 “주식시장은 실물경기에 6개월 정도 선행한다”며 “리오프닝주의 실적이 바닥이었지만 내년에는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mRNA 백신주도 2분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7월 초 이후로 주가가 눌려 있었다.

다만 이들 종목이 상승세에 접어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별한 호재 없이 저가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