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해변에 펼쳐진 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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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붉고 푸른 원형들과 짙은 점들이 펼쳐져 있다. 형광빛 도는 색채와 연갈색 바탕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경쾌한 느낌의 추상화를 연상시킨다. 이 장면은 호주 사진가 리처드 허스트가 시드니의 한 해변을 공중에서 촬영한 ‘해변의 사람들’이란 제목의 사진작품이다.
이 사진을 크게 확대해보면 그 안에 특별한 다른 무엇이 존재하진 않는다. 피서객, 돗자리, 파라솔 등 여름철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것들이다. 공중에서 내려다본 장면이라 우리에게 익숙한 피사체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피사체들은 크고 작은 점과 선, 면의 형태로 단순화됐다. 또한 분홍, 인디고블루, 청회색, 연갈색 사물들은 일부러 그려넣거나 배치해 놓은 듯하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사진을 잘 찍는 기술적 문제는 해결된 시대다. 그래서 이 시대의 사진가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피사체의 모습을 담는 것에서 벗어나, 대상을 낯설게 바라보려 한다. 그렇게 하면 피사체는 본래의 성질을 버리고 새로운 미적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옐로우코너 사진 제공)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이 사진을 크게 확대해보면 그 안에 특별한 다른 무엇이 존재하진 않는다. 피서객, 돗자리, 파라솔 등 여름철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것들이다. 공중에서 내려다본 장면이라 우리에게 익숙한 피사체의 모습은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피사체들은 크고 작은 점과 선, 면의 형태로 단순화됐다. 또한 분홍, 인디고블루, 청회색, 연갈색 사물들은 일부러 그려넣거나 배치해 놓은 듯하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사진을 잘 찍는 기술적 문제는 해결된 시대다. 그래서 이 시대의 사진가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피사체의 모습을 담는 것에서 벗어나, 대상을 낯설게 바라보려 한다. 그렇게 하면 피사체는 본래의 성질을 버리고 새로운 미적 대상으로 바뀌게 된다. (옐로우코너 사진 제공)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