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배터리) 사업을 떼내 100% 자회사로 두는 물적 분할을 단행한다. 1996년 배터리 사업을 시작한 지 25년 만이다. 분사에 이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어 배터리와 석유개발(E&P) 사업의 분할을 의결했다고 4일 발표했다. 다음달 16일 임시 주주총회 승인을 거친 뒤 10월 1일부로 신설법인 ‘SK배터리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시킬 계획이다.

사업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으로 이뤄진다. 신설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은 신사업을 발굴하는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배터리 사업을 분할한 뒤 상장을 통해 대규모 재원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내년께 상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도 올 하반기 상장을 앞두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상장에 따른 대규모 재원 조달을 통해 글로벌 선두권 배터리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사용량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 LG에너지솔루션(2위)과 삼성SDI(5위)에 뒤진 세계 6위였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