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사업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디지털원화를 담아 쓸 수 있도록 시험에 나서고 관련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4일 한은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은의 CBDC 모의시험 연구 용역사업자로 선정된 카카오 컨소시엄에 삼성전자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CBDC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로 기존 법정통화와 1 대 1 교환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한은,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 등과 손잡고 오는 28일부터 내년 6월까지 CBDC 모의시험 연구에 나선다. CBDC 발행과 유통은 물론 송금, 결제 기능까지 가상 환경에서 구현할 계획이다. 카카오 컨소시엄에는 삼성SDS 자회사인 에스코어도 참여해 CBDC 발행 시험을 담당한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CBDC 사업에 폭넓게 참여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모의시험에서 CBDC를 갤럭시 스마트폰의 전자지갑에 담아 송금·결제 등이 원활히 진행되는지 점검한다. 또 와이파이가 없어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장소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CBDC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갤럭시를 다른 스마트폰이나 단말기에 접촉할 경우 갤럭시에 담긴 CBDC가 다른 스마트폰이나 단말기에 연결된 계좌로 송금되는 기술도 연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확보한 데다 갤럭시 스마트폰에 디지털화폐와 암호화폐를 담아 쓸 수 있는 기술 역량도 갖췄다”며 “이번 CBDC 사업 참가로 디지털화폐 분야에서 애플을 앞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서민준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