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체인지 우등생' SKC…재빠른 사업 전환 적중
SK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인 SKC가 발 빠른 사업 전환과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온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의 우등생답게 신사업 분야 위주로 적재적소에 자원을 효과적으로 투입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SKC는 올 2분기 연결 기준으로 8272억원의 매출과 13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4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6%와 169.5% 증가했다.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이익이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2194억원)은 지난해 전체 규모(1908억원)를 뛰어넘었다.

SKC는 1970년대 국내 최초로 비디오테이프에 사용되는 페트(PET) 필름을 개발한 ‘비디오테이프 회사’였다. 2000년대 초반에는 비디오테이프, CD·DVD 사업을 접고 프로필렌옥사이드(PO) 사업에 집중했다. PO는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에 쓰이는 폴리우레탄,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프로필렌글리콜(PG)의 원료다.

국내 정유사 등 경쟁사들이 PO 사업에 뛰어들자 SKC는 또다시 체질 개선에 나섰다. PO에서 PG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며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3~4년 전부터 PG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펴온 결과 글로벌 고객사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올 2분기 SKC의 화학사업 합작사인 SK피아이씨글로벌이 거둔 영업이익만 931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2차전지 소재인 동박과 반도체 소재산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동박 관련 자회사 SK넥실리스는 매출 1576억원, 영업이익 188억원을 기록했다. 전북 정읍 공장의 생산 규모를 확대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도 2023년 3분기 가동을 목표로 지난달 착공에 들어갔다. 또 유럽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양극재, 음극재 등 다른 2차전지 소재 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자회사 SKC솔믹스를 통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뛰어든 반도체 소재 사업도 2분기 매출 1128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완재 SKC 사장(사진)은 “고부가가치 소재를 앞세운 사업 모델 혁신과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빠르게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