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안창림 동메달 뒤엔 '최윤 부단장' 있었다
한국 남자 럭비대표팀은 사상 첫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5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럭비 강국을 상대로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줘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일본 유도연맹의 귀화 요청을 거절하고 태극마크를 선택한 재일동포 3세 유도선수 안창림은 이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가대표들이 이런 성과와 감동을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윤 대한민국 선수단 부단장(OK금융그룹 회장·사진)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 재일동포 3세 출신 금융인인 최 부단장은 5년 전부터 안창림 선수를 후원해왔다.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이방인 취급을 받는 ‘주변인’의 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최 부단장은 지난 2월부터 대한럭비협회장을 맡으며 럭비 국가대표들의 훈련에 필요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지금은 선수단 부단장 자격으로 경기장을 누비며 선수들 뒷바라지를 하고 있다. 이번 올림픽의 ‘숨은 공로자’로 꼽히는 최 부단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태어나고 자란 일본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통역, 음식 등에서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완벽하게 뒷받침하려고 왔다”며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제약이 많아 원래 하려던 일의 5분의 1도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1963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최 부단장은 1999년 한국으로 건너와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업계 2위 저축은행인 OK저축은행을 포함해 총자산 15조원 규모의 OK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