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 배제 전략이 전부라는 선입견 버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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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권 대표는 업계 최초로 사회책임투자 리서치팀을 만들고 ESG ETF를 내놓은 ‘ESG 전도사’다. 그는 국내 ESG 투자 자금이 액티브 주식형 중심에서 벗어나 패시브·채권형·ETF 등 다양한 펀드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한경ESG] 마켓 리더 -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라 불린다. 한국투자신탁에서부터 주식 운용을 시작한 그는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을 맡아 대체투자를 도입했고, 하이자산운용 대표로 있을 때는 업계 최초로 사회책임투자(SRI) 리서치팀을 만들고 ESG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내놓았다. 그 후 지금까지 사회책임투자와 ESG 투자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최근 ESG를 배우려는 기관이나 기업에서 그에게 강연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ESG 투자는 단순히 배제 전략만 쓰는 것이 아니라 풍부하고 다채로운 전략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최근 ESG 열풍을 투자자 관점에서 어떻게 보나.
“유럽이 주도해온 ESG 투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투자자와 기업에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국내 기업도 ESG에 관심을 갖고 지배구조와 기업 가치 개선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ESG 펀드로 계속 자금이 유입될 것이다. 국내외 대형 자산가들이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각국 정부도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인권 보호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11월에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까지 앞두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ESG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동안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로 ESG 투자자금이 유입됐지만 앞으로는 패시브, 채권형, ETF 등 다양한 펀드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SRI와 ESG 투자는 어떻게 다른가.
“SRI도 ESG 투자의 한 갈래지만, 사회적 목적에 가치를 둔 투자라 수익성이 저조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반면, 최근 각광받는 ESG 투자는 수익률에 초점을 둔 투자 방법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차이가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지속 가능한 장기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 철학이지 재무적 요소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투자 대상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리스크 완화 수단만이 아니라 투자 기회로 판단하는 추세다.”
- ESG 투자를 꺼리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ESG 투자에 대한 선입견을 깰 필요가 있다. 흔히 ESG 수준이 좋은 기업에만 투자해야 한다거나, 술·담배·도박 같은 죄악주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현재 ESG 수준이 낮지만 개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고, 죄악주를 배제하지 않을 수도 있다. ESG 투자에도 다양한 전략이 있다. 예를 들어 통합 전략은 기업의 재무 성과와 ESG를 고려한 비재무 성과를 통합해 투자하는 전략이고, 베스트 인 클래스는 각 업종별로 ESG 등급을 살펴 상위 그룹에 투자하는 것이다. 테마 전략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분야마다 테마를 따져서 보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섞어 다양한 투자 상품을 만들 수 있다. 베스트 인 클래스를 중심으로 하면서 테마형을 가미하는 식이다.” - ESG 투자의 가장 큰 과제를 꼽자면.
“ESG 공시의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큰 과제다. ESG 공시는 대부분 국가에서 규제 범위 밖에 있고, 규제해도 전통적 재무 정보 공시만큼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정해진 공통 기준이 없기 때문에 공시 항목이 기업별로 다르고, 공시 방식도 기업마다 차이가 크다. 불완전·불충분한 정보에 의존하다 보니 기업 간 비교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또한 기업이 자체적으로 ESG 데이터를 작성해 공표하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편향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기업 차원에서 공시된 내용이 없거나 확인 가능한 내용이 부실하면 ESG 수준을 아예 판단할 수 없다. 기업의 ESG 정보 공시가 더 활성화되는 것이 선결 과제다.”
- 좋은 ESG 펀드를 고르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우선 장기적으로 꾸준히 ESG 펀드로 운용될지 봐야 한다. ESG 투자는 장기투자가 전제 조건이기에 잠깐 반짝하는 펀드는 ESG 투자 전략의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운용사의 투자 철학에 책임투자가 반영되어 있고 해당 ESG 펀드가 그 운용사의 주요 펀드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ESG 투자도 전략이 다양하기에 투자 목적에 부합하는 펀드인지 따져봐야 한다. 기업의 ESG 수준도 중요하지만 재무적 성과도 함께 고려해 투자하고 싶다면 ESG 통합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가 적합하다. ESG 관련 테마에 부합하는 기업 전반에 투자하고 싶다면 지속 가능 테마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가 더 적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ESG 요소를 어떻게 점검하고 대응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 우리자산운용의 ESG 펀드 상품은 어떤 것이 있나.
“대표적 ESG 펀드는 주식형인 ‘우리지속가능ESG펀드’와 채권형인 ‘하이플러스단기우량ESG펀드’가 있다. 우리지속가능ESG펀드는 펀더멘털 리서치에 ESG 리서치를 가미해 리스크를 줄이고 초과 수익을 창출하는 진정한 의미의 ESG 펀드다. 지속 가능 테마 전략도 함께 활용하기 때문에 테마 펀드의 장점도 있다. 재무적 요인을 따지며 ESG 투자를 하고 싶은 투자자나 특정 테마, 산업에 치우친 변동성이 큰 투자는 피하지만 ESG 트렌드에 따른 투자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하이플러스단기우량ESG펀드는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주로 투자해 수익성을 추구하는 한편, ESG를 투자 의사 결정 단계에 적용해 기업의 비재무적 리스크를 줄여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ESG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채권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추천한다.”
- 우리자산운용의 ESG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글로벌 ESG 투자 전략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ESG 통합 전략'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자 대상의 재무적 요소에 더해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ESG 리서치팀을 통해 투자 기업의 ESG 역량과 ESG 관련 사고, 산업 관련 ESG 이슈와 트렌드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한다. 이를 토대로 기업의 성장성, 실적 추이, 산업 변화 등을 분석해 대응 방향을 모색한다. 외부 ESG 평가 기관의 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보완한다. ESG 요소는 정성적 분석이 들어가다 보니 평가 기관별로 차이가 있고, 같은 이슈도 전략에 따라 달리 판단할 여지가 크다. 장기적 관점에서 각 이슈가 기업의 펀더멘탈에 어떤 영향을 줄지, 현재 주가 추세와 함께 고민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도사'라 불린다. 한국투자신탁에서부터 주식 운용을 시작한 그는 공무원연금공단 자금운용단장(CIO)을 맡아 대체투자를 도입했고, 하이자산운용 대표로 있을 때는 업계 최초로 사회책임투자(SRI) 리서치팀을 만들고 ESG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내놓았다. 그 후 지금까지 사회책임투자와 ESG 투자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여왔다. 최근 ESG를 배우려는 기관이나 기업에서 그에게 강연 요청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ESG 투자는 단순히 배제 전략만 쓰는 것이 아니라 풍부하고 다채로운 전략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최근 ESG 열풍을 투자자 관점에서 어떻게 보나.
“유럽이 주도해온 ESG 투자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등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투자자와 기업에 ESG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 잡았다. 국내 기업도 ESG에 관심을 갖고 지배구조와 기업 가치 개선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한 점이 매우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ESG 펀드로 계속 자금이 유입될 것이다. 국내외 대형 자산가들이 ESG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각국 정부도 기후변화 대응, 디지털, 인권 보호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11월에 제26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까지 앞두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ESG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그동안 국내 액티브 주식형 펀드로 ESG 투자자금이 유입됐지만 앞으로는 패시브, 채권형, ETF 등 다양한 펀드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
-SRI와 ESG 투자는 어떻게 다른가.
“SRI도 ESG 투자의 한 갈래지만, 사회적 목적에 가치를 둔 투자라 수익성이 저조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반면, 최근 각광받는 ESG 투자는 수익률에 초점을 둔 투자 방법으로 수익성과 안정성이 우수하다는 차이가 있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해 지속 가능한 장기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 철학이지 재무적 요소를 아예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투자 대상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리스크 완화 수단만이 아니라 투자 기회로 판단하는 추세다.”
- ESG 투자를 꺼리는 이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ESG 투자에 대한 선입견을 깰 필요가 있다. 흔히 ESG 수준이 좋은 기업에만 투자해야 한다거나, 술·담배·도박 같은 죄악주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현재 ESG 수준이 낮지만 개선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수도 있고, 죄악주를 배제하지 않을 수도 있다. ESG 투자에도 다양한 전략이 있다. 예를 들어 통합 전략은 기업의 재무 성과와 ESG를 고려한 비재무 성과를 통합해 투자하는 전략이고, 베스트 인 클래스는 각 업종별로 ESG 등급을 살펴 상위 그룹에 투자하는 것이다. 테마 전략은 환경, 사회, 지배구조 각 분야마다 테마를 따져서 보는 것이다. 이런 전략을 섞어 다양한 투자 상품을 만들 수 있다. 베스트 인 클래스를 중심으로 하면서 테마형을 가미하는 식이다.” - ESG 투자의 가장 큰 과제를 꼽자면.
“ESG 공시의 구조적 문제가 가장 큰 과제다. ESG 공시는 대부분 국가에서 규제 범위 밖에 있고, 규제해도 전통적 재무 정보 공시만큼 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다. 정해진 공통 기준이 없기 때문에 공시 항목이 기업별로 다르고, 공시 방식도 기업마다 차이가 크다. 불완전·불충분한 정보에 의존하다 보니 기업 간 비교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또한 기업이 자체적으로 ESG 데이터를 작성해 공표하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편향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기업 차원에서 공시된 내용이 없거나 확인 가능한 내용이 부실하면 ESG 수준을 아예 판단할 수 없다. 기업의 ESG 정보 공시가 더 활성화되는 것이 선결 과제다.”
- 좋은 ESG 펀드를 고르려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우선 장기적으로 꾸준히 ESG 펀드로 운용될지 봐야 한다. ESG 투자는 장기투자가 전제 조건이기에 잠깐 반짝하는 펀드는 ESG 투자 전략의 효과를 달성하기 어렵다. 운용사의 투자 철학에 책임투자가 반영되어 있고 해당 ESG 펀드가 그 운용사의 주요 펀드인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ESG 투자도 전략이 다양하기에 투자 목적에 부합하는 펀드인지 따져봐야 한다. 기업의 ESG 수준도 중요하지만 재무적 성과도 함께 고려해 투자하고 싶다면 ESG 통합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가 적합하다. ESG 관련 테마에 부합하는 기업 전반에 투자하고 싶다면 지속 가능 테마 전략을 활용하는 펀드가 더 적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ESG 요소를 어떻게 점검하고 대응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 우리자산운용의 ESG 펀드 상품은 어떤 것이 있나.
“대표적 ESG 펀드는 주식형인 ‘우리지속가능ESG펀드’와 채권형인 ‘하이플러스단기우량ESG펀드’가 있다. 우리지속가능ESG펀드는 펀더멘털 리서치에 ESG 리서치를 가미해 리스크를 줄이고 초과 수익을 창출하는 진정한 의미의 ESG 펀드다. 지속 가능 테마 전략도 함께 활용하기 때문에 테마 펀드의 장점도 있다. 재무적 요인을 따지며 ESG 투자를 하고 싶은 투자자나 특정 테마, 산업에 치우친 변동성이 큰 투자는 피하지만 ESG 트렌드에 따른 투자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투자자에게 적합하다. 하이플러스단기우량ESG펀드는 신용등급 A- 이상의 우량 회사채에 주로 투자해 수익성을 추구하는 한편, ESG를 투자 의사 결정 단계에 적용해 기업의 비재무적 리스크를 줄여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함께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ESG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주식보다는 안정적인 채권 투자를 선호하는 투자자에게 추천한다.”
- 우리자산운용의 ESG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글로벌 ESG 투자 전략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ESG 통합 전략'을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자 대상의 재무적 요소에 더해 비재무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ESG 리서치팀을 통해 투자 기업의 ESG 역량과 ESG 관련 사고, 산업 관련 ESG 이슈와 트렌드 변화를 계속 모니터링한다. 이를 토대로 기업의 성장성, 실적 추이, 산업 변화 등을 분석해 대응 방향을 모색한다. 외부 ESG 평가 기관의 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성과 전문성을 보완한다. ESG 요소는 정성적 분석이 들어가다 보니 평가 기관별로 차이가 있고, 같은 이슈도 전략에 따라 달리 판단할 여지가 크다. 장기적 관점에서 각 이슈가 기업의 펀더멘탈에 어떤 영향을 줄지, 현재 주가 추세와 함께 고민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구현화 기자 ku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