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60세 이상 경영자 비중 전국 최고, 기업승계 발등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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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만 60세 이상 장년층 기업인 비중이 전국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승계를 눈앞에 둔 지역 기업들의 경영 영속성 확보와 기업가치 보존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4일, 만 60세 이상 부산상의 의원 기업 9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부산지역 장년층 경영자 현황 및 가업승계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만 60세 이상 장년층 경영자 비중은 27.4%로 서울 24.1%, 울산 22.3%, 대전 22.1%, 대구 21.9%, 인천 21.8%, 광주 20% 등 전국 7대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반해 40세 미만 청년층과 60세 미만 중년층 경영자 비중은 각각 14.1%, 58.5%로 비교 도시 중 가장 낮았다.
산업별로는 부산 전체 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0개 대표 산업군 중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교육 서비스업’을 제외한 8개 산업에서 장년층 경영자 비중이 전국 전체산업의 장년층 경영자 비중 23%를 웃돌았다.
장년층 경영자 비중이 가장 높은 산업은‘운수 및 창고업’으로 무려 57.8%가 60세 이상 장년층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반 산업인 제조업 역시 장년층 경영자 비중이 30.3%로 광주(20.9%), 대전(24.5%), 울산(24.8%), 대구(25%), 인천 (25.7%), 서울(26.4%) 등 주요 도시와 비교해 높았고 유일하게 30%를 넘었다.
이처럼 부산에 장년층 기업인이 유독 많은 것은 전국 최고 수준의 인구 고령화율로 인해 중년에서 장년층으로 넘어가는 비율이 높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부산은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9.8%(2021년 6월)로 연내 전국 대도시 중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중 20% 이상)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부산은 매년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들이 1만명에 이를 정도로 청년인구의 역외 유출이 심각하다. 이러한 청년층의 감소는 신규 창업자를 키워낼 스타트업 기반의 취약으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장년층 기업인 비중의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0세 이상 장년층 경영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응답 기업 92.4%가 가업승계를 중요한 경영과제로 인식했다. 이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전국 조사결과인 76.2% 보다도 15% 가량 높다. 가업승계의 목적에 대해서는 경영 노하우, 기술 등의 승계를 통한 기업의 영속성 추구가 80.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가업승계가 단순한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보기 보다는 경영과 기술의 승계를 통한 기업가치 보존 차원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응답 업체 중 현재 가업승계를 계획 중인 기업은 54.7%였다. 장기 검토 중인 기업도 35.8%에 달했다.
승계를 이미 끝낸 기업은 9.4%에 불과한 가운데 승계대상은 자녀가 81.1%로 대부분이었고 승계방식은‘사전 증여 후 상속’이 65.4%로 가장 높았다. 승계 시점은 평균 74세 정도로 확인되었고 승계에 필요한 준비기간은 10년 이상이 39.6%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가업승계에 대해 경영계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세부담과 관련 제도 활용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가업승계 때 애로사항을 물은 결과에 승계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와 증여세 부담을 꼽은 기업이 58.2%로 가장 많았다. 국내 상속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에서 55%인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최대 주주의 경우 주식가격의 20%를 과세 산정 기준에 포함하고 있어, 실질 세율은 일본보다도 높다는 것이 지역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상속공제제도 활용에 있어서도 사후 요건 이행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았다.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자산 5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나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이 대상이다. 피상속인은 10년 이상 가업을 유지해야 한다. 경영유지 기간이 30년 이상이 되어야 최대 500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고, 사후관리 7년 동안 가업용 자산 20% 이상을 처분할 수 없고, 업종과 고용을 유지해야만 한다.
이러한 사후 요건에 대해 경제계는 기업 경영 현실을 외면한 독소조항이나 다름없다고 말하고 있다.가업승계가 여의치 않을 경우의 대안으로는‘기업을 매각하겠다’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았고,‘기업 외형을 축소하겠다’는 응답도 35.7%였다. 이외에‘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하겠다’는 응답도 11.4%에 달해 지역기업의 역외유출 방지와 지역 내 일자리공급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현실에 맞게 보완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가업승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60세 이상 장년층 기업인들 비중이 높다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경제에 위험요소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가업승계 지원제도의 시급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스타트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육성을 통해 청년기업인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지방에 공장을 신․증설하는 대기업에게는 가업상속세 인센티브를 손질해 대기업 지방 이전을 장려하는 새로운 접근방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부산상공회의소(회장 장인화)는 4일, 만 60세 이상 부산상의 의원 기업 90여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부산지역 장년층 경영자 현황 및 가업승계 실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산의 만 60세 이상 장년층 경영자 비중은 27.4%로 서울 24.1%, 울산 22.3%, 대전 22.1%, 대구 21.9%, 인천 21.8%, 광주 20% 등 전국 7대 주요 도시 중 가장 높았다. 이에 반해 40세 미만 청년층과 60세 미만 중년층 경영자 비중은 각각 14.1%, 58.5%로 비교 도시 중 가장 낮았다.
산업별로는 부산 전체 산업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0개 대표 산업군 중 ‘보건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과‘교육 서비스업’을 제외한 8개 산업에서 장년층 경영자 비중이 전국 전체산업의 장년층 경영자 비중 23%를 웃돌았다.
장년층 경영자 비중이 가장 높은 산업은‘운수 및 창고업’으로 무려 57.8%가 60세 이상 장년층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기반 산업인 제조업 역시 장년층 경영자 비중이 30.3%로 광주(20.9%), 대전(24.5%), 울산(24.8%), 대구(25%), 인천 (25.7%), 서울(26.4%) 등 주요 도시와 비교해 높았고 유일하게 30%를 넘었다.
이처럼 부산에 장년층 기업인이 유독 많은 것은 전국 최고 수준의 인구 고령화율로 인해 중년에서 장년층으로 넘어가는 비율이 높은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부산은 만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19.8%(2021년 6월)로 연내 전국 대도시 중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고령인구 비중 20% 이상) 진입이 예상되고 있다.
부산은 매년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청년들이 1만명에 이를 정도로 청년인구의 역외 유출이 심각하다. 이러한 청년층의 감소는 신규 창업자를 키워낼 스타트업 기반의 취약으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장년층 기업인 비중의 증가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60세 이상 장년층 경영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실태조사에서도 응답 기업 92.4%가 가업승계를 중요한 경영과제로 인식했다. 이는 최근 중소기업중앙회의 전국 조사결과인 76.2% 보다도 15% 가량 높다. 가업승계의 목적에 대해서는 경영 노하우, 기술 등의 승계를 통한 기업의 영속성 추구가 80.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가업승계가 단순한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보기 보다는 경영과 기술의 승계를 통한 기업가치 보존 차원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응답 업체 중 현재 가업승계를 계획 중인 기업은 54.7%였다. 장기 검토 중인 기업도 35.8%에 달했다.
승계를 이미 끝낸 기업은 9.4%에 불과한 가운데 승계대상은 자녀가 81.1%로 대부분이었고 승계방식은‘사전 증여 후 상속’이 65.4%로 가장 높았다. 승계 시점은 평균 74세 정도로 확인되었고 승계에 필요한 준비기간은 10년 이상이 39.6%로 가장 많았다.
이처럼 가업승계에 대해 경영계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세부담과 관련 제도 활용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가업승계 때 애로사항을 물은 결과에 승계를 위해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와 증여세 부담을 꼽은 기업이 58.2%로 가장 많았다. 국내 상속세율은 5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에서 55%인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하지만 최대 주주의 경우 주식가격의 20%를 과세 산정 기준에 포함하고 있어, 실질 세율은 일본보다도 높다는 것이 지역기업인들의 하소연이다.
상속공제제도 활용에 있어서도 사후 요건 이행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았다. 가업상속공제제도는 자산 500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나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중견기업이 대상이다. 피상속인은 10년 이상 가업을 유지해야 한다. 경영유지 기간이 30년 이상이 되어야 최대 500억원을 공제받을 수 있고, 사후관리 7년 동안 가업용 자산 20% 이상을 처분할 수 없고, 업종과 고용을 유지해야만 한다.
이러한 사후 요건에 대해 경제계는 기업 경영 현실을 외면한 독소조항이나 다름없다고 말하고 있다.가업승계가 여의치 않을 경우의 대안으로는‘기업을 매각하겠다’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았고,‘기업 외형을 축소하겠다’는 응답도 35.7%였다. 이외에‘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하겠다’는 응답도 11.4%에 달해 지역기업의 역외유출 방지와 지역 내 일자리공급의 안정을 위해서라도 가업상속공제제도를 현실에 맞게 보완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 “가업승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60세 이상 장년층 기업인들 비중이 높다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경제에 위험요소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가업승계 지원제도의 시급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스타트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육성을 통해 청년기업인의 저변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센터는 본사를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지방에 공장을 신․증설하는 대기업에게는 가업상속세 인센티브를 손질해 대기업 지방 이전을 장려하는 새로운 접근방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