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국 복서가 자신이 따낸 은메달을 목에 걸지 않고 주머니에 바로 숨겨 논란을 빚고 있다. 선수는 "무례하게 굴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해명이지만, 스포츠 정신에 어긋난 행동이란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벤자민 휘태커(24)는 4일 열린 도쿄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 결승에서 알렌 로페즈에게 1-4로 판정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휘태커는 이어진 메달 수여식에서 은메달에 머문 것에 대해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가 메달을 받은 뒤 목에 걸지 않고 바로 주머니에 넣어 버리는 장면이 방송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그의 돌발행동에 외신들은 지적에 나섰다. 영국 매체 아이뉴스는 이날 "금메달은 1등이고 은메달은 어디에도 없는 것인가. 휘태커는 예의와 존중에 대한 교훈을 배워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도 "무례하고 성숙되지 못한 행동이다" "아쉬운 심정이 이해는 되지만 이런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됐다" "스포츠정신이 부족한 것" 등 의견을 내놨다.

한편 여론이 악화하자 선수도 즉각 사과했다. 휘태커는 여러 외신들과 인터뷰를 통해 "그 순간에는 실패자처럼 느껴졌다"며 "이 영광의 은메달을 목에 걸고 웃었어야 했다. (이 메달은) 나를 비롯해 국가를 위한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구들과 피파(FIFA) 게임을 하다가 질 때에도 몇시간 동안 그들과 대화하지 않곤 한다"며 "누군가에게 무례하게 굴려고 한 행동이 아니란 점을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신민경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