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뉴스1
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뉴스1
한 50대 여성이 온몸에 두드러기가 발진하는 백신 부작용 의심 증세로 119를 불렀지만 출동을 거부당했다.

이에 119는 정해진 매뉴얼 대로 대응했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5일 한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 20일 백신을 맞은 뒤 엿새가 지난 26일 심각한 두드러기 증상을 겪었다.

A씨가 질병관리청과 119에 신고했지만, 전화기 너머로는 "출동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사진=A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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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따르면 9분 45초 동안 이어진 통화에서 119는 "호흡곤란, 구토 등의 증세가 있는 게 아니면 구급차를 보내드릴 수 없다"며 "자차나 택시를 이용하시라"고 권유했다.

이후에도 A씨는 지속해서 고통을 호소했다. 119는 A씨에게 더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환자에게 구급차 이용을 양보하라고 권하며 통화 말미 "그래도 너무 힘드시면 구급차를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A씨는 한경닷컴에 "지금 당장은 자차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는데도 출동이 안 된다고 해 의아했다"면서 "극심한 호흡곤란 증세가 있어야 119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결국, A씨는 처음 증상이 발생한 26일로부터 이틀이 지난 뒤 호흡곤란을 느껴 마침 함께 있던 남편의 차를 타고 모 병원의 응급실로 이동했다.

당시 방문했던 병원에서 A씨는 의사로부터 "백신 부작용이 의심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후 A씨는 병원 측으로부터 백신 부작용이 의심된다는 소견서를 질병관리청에 제출했다는 답변을 받았으며 이에 따른 인과성을 인정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서울 소방본부 관계자는 "소방청에서 내려온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련 이상반응환자 119 상황실 대응 매뉴얼'이라는 공문에 기반해 백신 부작용 관련 신고를 받고 있다"며 "해당 사건의 경우 매뉴얼대로 대응했으므로 미흡한 점은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접종 부위 통증, 발열, 오한 등의 증상은 면역 형성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일반적인 백신 예방접종처럼 의료상담과 같게 안내한다"며 "호흡곤란이나 어지러움증, 구토, 급성 알레르기 등이 나타났을 때만 구급차로 이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